이 도 근 취재부 기자

주말 한 영화관 발매소에 사람들이 붐빈다. 입소문을 제대로 탄 레미제라블을 보기 위한 사람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을 뮤지컬로 만든 이 영화는 장발장으로 대변되는 불행하고 비참한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관객들의 감동은 2012년이 저물어가는 우리 사회의 북적임 바깥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연말연시가 되면 불우이웃과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진다. 기관·단체 할 것 없이 불우이웃 돕기에 나서고, 이들을 돕는 모금활동도 분주해진다. 이런 분위기 때문일까. 내년 충북도엔 무상급식이 차질없이 가능할 것이라는 소식이 반가울 뿐이다. 복지라는 것은 돈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 수백억원을 들여도 따뜻한 마음이 실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주는 사람의 기쁨과 받는 사람의 감동이 엮이지 않으면 그저 배급일 뿐이다.

현장에서 기쁨감동을 이어주는 이들이 사회복지사들이다. 현장을 몸으로 뛰는 이들은 그저 물건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전달한다. 그들의 역할에 복지의 질이 결정된다. 복지현장은 지금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린다. 빈자리에 들어오는 사람은 없고, 일을 하고 있는 중엔 다른 좋은 곳으로 옮기려는 이들도 많다.

한 사회복지사는 복지센터 운영규정의 초임은 120만원이라 하지만 일부 복지사 중에는 100만원도 못 받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최저임금수준으로 생활마저 힘든 상황. 이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나 간호조무사 등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복지현장을 맡고 있는 사회복지사가 정작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빠진 셈이다. 이런 대우를 하고도 최상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들의 처우 개선에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야 할 때다.

끝으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인생을 사는 이웃들의 해피엔딩을 위해 강추위 속 복지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회복지사 등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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