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는 세상에서 도시인들은 이제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사라진지 오래다. 집을 장만하고 자식교육에 노후자금은 꿈도 꾸지 못한 베이비부모들에게 있어 새로운 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귀농·귀촌이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일상의 삶은 빨라졌지만 미래를 대비할 시간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타개할 안으로 귀농·귀촌이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인생을 꿈꾸기 위해 귀농·귀촌을 선택하고 있지만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주민과의 합심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실례로 2011년 충북 단양군 영춘면으로 귀농한 한 주민은 주민들과 갈등을 빚다 결국 마을을 떠나는 신세가 됐다.

발단은 마을 고지대에 설치된 물탱크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게 문제가 됐고 이 귀농인은 당연히 매달 수도세만 내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물탱크를 설치할 때 주민들이 돈을 냈다며 그만큼도 돈을 내라는 것이었고 결국 이 문제로 인해 주민들과 등을 돌린 후 결국 귀농의 꿈을 접었다.

이처럼 농촌으로 이주한 도시민들이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아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충북 단양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다른 지역에서 전입한 19세 이상 113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10명 중 1명이 마을주민들과 갈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 중 38.2%가 갈등의 원인으로 ‘귀농·귀촌에 대한 선입견과 텃세’를 지적했고 ‘재산권 침해(23.7%)’, ‘농촌사회의 이해부족(14.5%)’, ‘마을 모임 참여문제(5.3%)’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문제점은 비록 단양군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충북 괴산군에서도 몇 년전 한 마을에서 이주한 한 주민에게 물을 끌어다 쓰는 용도로 마을발전기금을 내라며 옥신각신 타투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이런 사소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어느 마을은 30∼50만원 그리고 또 어떤 마을은 300만원을 요구하는 등 이주민과 원주민 간의 갈등이 빈번하고 있다.

이처럼 주민과의 관계에서 소통과 협력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하고 그 관계를 악화시키는 원리를 이해시키는 방안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제는 귀농을 하는 사람이나 주민들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그 틀에서 함께 움직여야 하는 마음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

도시민들에게 농촌현실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어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고 꿈 꿀 때 진정 모두가 원하는 귀농·귀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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