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이 부족하면 대사, 면역, 스트레스를 관장하는 700여개 유전자의 활동에 비정상적인 변화가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서리 대학 수면연구소의 더크얀 디크 박사는 23~31세 남성 14명과 여성 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면실험과 유전자 검사 결과 수면이 부족했을 땐 711개의 유전자가 과소 또는 과잉 발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가디언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그의 연구팀은 수면실험실에서 이들에게 일주일 동안은 6시간 이상 자지 못하게 하고 그 다음 한 주간 동안은 10시간 수면을 취하게 한 뒤 각각 혈액샘플을 채취,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다.

이들의 실제 수면시간을 뇌전도(EEG)로 확인한 결과 수면시간을 6시간으로 제한했을 때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 42분, 10시간 자게 했을 땐 8.5시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유전자 검사결과는 수면이 부족했을 땐 444개 유전자가 충분한 수면을 취했을 때보다 과소 발현된 반면 267개 유전자는 과잉 발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비정상 발현을 나타낸 유전자들은 대사, 염증반응, 스트레스 조절을 담당하는 유전자들이었다.

대사조절 유전자들이 과소 또는 과잉 발현되면 비만이나 당뇨병을 촉발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유전자 발현이 비정상이면 심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단기적인 수면부족으로 교란된 유전자들의 발현이 정상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지는 이번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수면부족으로 특정 유전자들의 발현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수면부족에 적응하기 위한 단기적인 반응으로 무해한 것인지 아니면 건강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온라인판(2월25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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