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준 충북연예예술인협회장

진실한 예술인들의 지향은 무엇일까. 톨스토이로부터 명쾌한 답을 얻는다.

진실한 학문과 예술에는 두 가지 특성이 있다. 첫 번째는 내적인 것으로 학문과 예술을 행하는 사람은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희생으로 소명을 완수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외적인 것으로 그의 작품이 모든 사람에게 이해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57년 만에 비로소 한 뿌리로, 같은 길을 가는 길벗으로 마주한 충북예술인, 자연의 들다행사가 우천에도 불구, 100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해 화합의 한마당 잔치로 치러질 수 있게 한 데는 진실한 예술인 오호준(54) 충북연예예술인협회장의 공이 컸다.

충북예총(회장 조철호)은 지난 201회 우리지역문화기행 기획시리즈 충북예술인, 자연에 들다행사를 마련해 충북예총 57년사에 최초로 전체 회원 화합의 장을 계획했다. 당초 진달래가 만발한 청원군 문의면 양성산 산행 후 회원 간 여흥을 즐길 예정이었으나 이날 눈을 동반한 비가 내려 부득이 산행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11개 시·군 예총지회와 10개 예술단체 회원 1000여명이 참석하기로 약속된 이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오 회장이 나섰다. 12인승 승합차에 음향기기와 마이크 등을 운반해 직접 무대에 설치하고 반주를 했다. 이날 행사를 축제로 이끈 연예예술인협회 소속 가수 박시원·남팔도·서미성·명지씨가 재능기부로 무대에 선 것도 오 회장의 공이 컸다.

우리 전 충북예술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고 그 자리에 연예예술인협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한다는 말처럼 충북예술인들이 함께 멀리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음향기기 설치로 점심도 거른 채 일을 진행했지만 충북예술인들이 함께하는 자리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오 회장. 그는 그간 침체됐던 충북예총의 위상을 높이려는 도 예총의 의지가 협회에 자연스럽게 전달돼 화합의 장이 마련돼 기쁘다날씨가 맑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우천에도 오랜시간 즐겁게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이 예술인의 저력 아니겠냐고 말했다.

트럼펫 연주자인 오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평화의 나팔소리를 연주하며 예총과 예술단체, 예술인들의 평안을 기원하기도 했다.

오 회장이 처음으로 트럼펫을 접한 것은 중학교 1학년. 친형인 오선준 청주예총회장이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어께 너머로 보다 가장 멋있는 악기라는 생각이 든 트럼펫을 연주하게 된 것.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부산 명성취주악단의 창립맴버로 군에 입대하기 전인 2여년간 수석단원을 지내며 본격적으로 음악인의 길로 접어들었다. 입대 후에도 육군군악대에서 트럼펫을 연주했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음색을 내는 것이 트럼펫을 가장 큰 매력이라는 오 회장은 대중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친숙한 연주를 하는 연예예술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저보다는 회원들의 호응 덕분에 이번 행사를 잘 치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충북예총을 중심으로 충북의 예술인들이 함께 멀리 가기 위해 서로 격려하고 화합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안에 언제나 충북연예예술인협회가 함께 가겠습니다.”

오 회장은 1960년 청주 출생으로 KBS청주방송총국 악단장과 충북도예술문화정책 개발위원, 충북예총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대한민국연예예술상 악단상과 보건복지부장관상 등을 수상하고 현재 직지팝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와 공무원관리공단 초청강사로 일하고 있다.

<김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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