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자 <수필가>

 엊그제 27일 독도 의용수비대 출신 김영복씨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향년 84세였다.
그는 59년 동안 독도 지킴이로 살았다. 울릉도 출신인 고인은 1954년 5월 독도지기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25살 때였다. 그 당시 일본인이 독도에 몰래 상륙해 한국 어부의 위령비를 파괴하고, ‘시마네현 오키군 다케시마’라 적힌 말뚝을 박는 등 독도 침탈 행위가 잦았던 때다.
  일본인들은 독도에서 수산물을 채취하는가하면 적반하장 격으로 우리 어민을 내쫓기까지 했다. 일본의 불법적 행위를 규탄하는 궐기대회가 매일 열렸고, 울릉도주민들은 자진해서 ‘독도의용수비대’ 를 조직했다. 홍순칠 대장을 비롯한 김영복,유원식,정원도,김병열,양봉준,이규현, 이필영, 김영호, 서기종씨 등 의용수비대 30여명은 일본 순시선과 수산시험선이 독도에 근접할 때마다 총을 쏘아 내쫓고 박격포로 일 순시선에 대항하기도 했다.
  김영복씨는 1955년 울릉경찰서 경찰관으로 특채되어 독도에서 경비대원으로 일했다. 물이 부족하여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절벽에 콘크리트로 물받이를 만들어 빗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 할 수밖에 없었다. 갈매기 배설물로 오염된 물 때문에 병에 걸리기도 했다. 의약품도 부족했고 보급품이 떨어져 며칠씩 굶는 것이 다반사였으니 갖은 고생을 다 했다. 그는 울릉도와 독도를 경비하는 화랑호 선장을 지낸 뒤 74년 퇴직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96년 보국훈장 광복장을 받았다. 목숨을 다하여 평생 독도수호에 헌신한 그 분은 이제 세상을 떴으니 깊은 애도와 함께 명복을 빈다.
  독도지킴이하면 조선시대의 안용복씨 얘기를 빼 놓을 수 없다. 독도 영유권 문제는 300여 년 전에도 치열했다. 부산 출신인 안씨는 수군인 능로군(노를 젓는 병사)으로 복무하면서 왜관에 자주 출입하여 일본 말을 배웠다. 1693년(숙종19) 울릉도에서 고기잡이 하던 중 이곳을 침입한 일본 어민을 내쫓다가 일본으로 붙잡혀갔다. 일본에서 울릉도가 조선의 땅임을 강력히 주장하여 막부로부터 조선의 영토임을 확인하는 국서를 받아냈다. 이를 가지고 돌아오던 중 쓰시마도주에게 빼앗겨 국서가 ‘죽도(竹島)가 일본 땅이므로 고기 잡는 것을 금지시켜 달라’ 는 내용으로 위조되어 조선에 들어왔다.
  조선에서는 울릉도는 조선의 땅임이 명백함을 밝히고 1694년 일본의 무례함을 힐책하는 예조의 서계를 전달했다. 이후 안씨는 1696년(숙종22) 다시 울릉도에 고기잡이 나갔다가 일본 어선을 발견하고 독도까지 추격하여 정박시킨 후 일본 호키주에 가서 “독도는 조선 땅”이라는 국서를 받아서 돌아왔다. 일개 군인에 불과했지만 행동은 영웅호걸다웠으니 국토 수호에 이순신장군 못지않은 업적을 남긴 훌륭한 민간 외교가였다.
  '독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가수가 있다. 기부천사, 콘서트의 달인, 그리고 독도 지킴이로 불리는 김장훈씨다. 지난해에는 광복절을 맞아 독도 수영 횡단에 나서 독도 사랑을 몸소 실천하였다. 또 독도 콘서트를 개최하여 전 국민에게 독도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자 노력했다. 그의 독도 사랑은 음악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캠페인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김장훈은 홍보전문가이자 성신여대 교수 서경덕과 함께 독도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영토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자 다양한 광고와 포스터를 제작해왔다. 그들은 뉴욕의 중심, 타임스퀘어에 독도 홍보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등 세계적인 유력매체에 독도 관련 인쇄 광고를 기재하는 등 꾸준한 홍보 활동을 펼쳐왔다. 그의 독도 사랑은 해를 거듭할수록 뜨거워져간다. 그 외에도 독도지킴이를 자처하는 사람은 많다.
  엄연히 우리의 영토인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생떼를 쓰는 일본은 정말 이해 할 수없는 나라다. 역사 왜곡 교과서를 발행하고, 사과 할 줄 모르는 위안부 문제, 동해의 일본해 표기,아베의 몰염치한 거짓말, 야스쿠니신사 참배까지 되풀이되는 영토 도발과 역사왜곡은 언제나 끝이 나려는지 불쾌하다 못해 분통이 터진다.
   일본은 독일 브란트 총리의 진정한 사과를 본받아 지난날의 야만적 행위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회개가 없으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계산된 도발에 말려들지 말고 지나치게 흥분 할 것도 없이 무시할 것은 무시하면서, 철저한 대비로 의연하게 대처할 일이다.
   온 국민의 뜨거운 독도사랑이 푸르른 동해에서 쉬지 않고 출렁이는 한 독도는 결코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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