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세 미약·엔저 등 불확실성 감안… “소수의견 1명”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연 2.50%로 떨어졌다.
7개월 만의 인하다.
한국은행은 9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P 내린 연 2.50%로 결정했다.
이번 인하 결정은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운데, 경기 회복세는 미약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잠재 성장률에 못 미치면서 저성장 고착화로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 자체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정부와 시장의 우려에 화답한 셈이다.
김 총재는 “정책공조는 항상 유효한 목적”이라며 이번 인하 결정의 배경 중 하나가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정책 변화에 협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3개국이 지난 10월 이후 금리 인하를 단행할 만큼 세계 주요국가들이 양적완화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됐다.
특히 아베노믹스로 상징되는 일본의 양적 완화에 따른 엔저 현상의 심화는 일본산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
당장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86.5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4년8개월 만에 100엔당 1100원대를 하향 돌파했다. ‘원고 엔저(元高 円低)’ 현상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이미 지난 4월 한은 통화신용정책의 심의ㆍ의결 기구인 금통위 본회의에서도 확산됐다.
당시 회의에서는 7명의 위원 가운데 하성근(금융위원장 추천), 정해방(기획재정부 장관 추천), 정순원(대한상의 회장) 위원 등 3명이 인하를 주장, 동결 대 인하 주장이 4대 3으로 팽팽한 접전 끝에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됐다.
따라서 당시 동결을 지지한 김중수 총재, 박원식 부총재와 문우식(한은 총재 추천), 임승태(은행연합회장 추천) 등 4명의 위원 중 일부가 이번에 판단을 바꾼 데 따라 기준금리의 깜짝 인하가 가능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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