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커쇼 제치고 팀내 다승 선두…어머니 54번째 생일선물 '겹경사'

 

빅리그 진출 후 최다투구…두 번째 최다이닝 소화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류현진이 11일(현지시간) LA 홈구장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 2회에 번트를 대고 있다.


 

 

 

'괴물 좌완'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시즌 4승째를 수확하고 팀을 8연패 수렁에서 건져냈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1점만 주고 역투했다.

그는 팀이 5-1로 앞선 7회 2사 1루에서 승리 요건을 안고 파코 로드리게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로드리게스가 후속 타자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류현진의 자책점은 1점에 머물렀다.

타선이 7회 2점을 추가해 7-1로 이기면서 4승째를 수확한 류현진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승 2패)를 제치고 팀 내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5월 1일 류현진을 선발로 올린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8경기를 내리 패하며 위기에 빠진 다저스는 다시 류현진을 앞세워 힘겹게 연패를 끊고 한숨을 돌렸다.

마침 이날 경기를 관전한 어머니 박승순씨의 54번째 생일에 승리를 선물하는 효자 노릇까지 톡톡히 하면서 류현진은 승리도 쌓고 팀 연패도 끊는 등 세 배의 기쁨을 누렸다.

박씨는 류현진이 한국과 미국에서 프로 통산 102승을 거두는 동안 딱 한 번을 제외하고 모든 승리를 직접 경기장에서 지켜본 열혈 엄마다.

류현진은 이날 홈런 1개 포함 안타 5개를 맞았고 볼넷 3개를 허용했다. 구속은 최고 시속 151㎞까지 찍혔다.

무실점 역투를 이어가던 류현진은 7회 선두 미겔 올리보에게 좌측 스탠드에 꽂히는 홈런을 맞고 유일한 점수를 줬다.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시즌 2패째를 안은 이래 엿새 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불펜이 여의치 않은 팀 사정상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장 많은 114개(종전 109개)의 공을 던졌다.

6⅔이닝은 지난달 26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을 던진 다음으로 많은 투구 이닝이다.

4∼5회 39개를 던진 탓에 투구수가 늘면서 7이닝을 채우지 못한 게 아쉬웠으나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커쇼에 이어 '이닝이터'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내셔널리그 투수 중 류현진은 최다 이닝 부문에서 7위권을 달리고 있다.

탈삼진은 많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안정된 제구로 땅볼 타구를 13개(뜬공 3개)나 양산하며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3.71에서 3.40으로 낮아졌다. 탈삼진 숫자는 시즌 51개로 불었다.

마이애미는 8번 그레그 도브스를 제외한 8명을 오른손 타자로 배치하고 류현진과 맞섰다.

그러나 팀 타율(0.224), 팀 득점(104점), 팀 홈런(20개)에서 내셔널리그 최하위인 마이애미 타선은 류현진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주전 포수 A.J. 엘리스와 호흡을 맞춘 류현진은 1회 힘 있는 직구 위주 투구로 세 타자를 가볍게 요리하고 산뜻하게 출발했다.

1회 첫 타자와의 승부에서 고전했던 그는 마이애미의 톱타자 아데이니 에차바리아를 3루수 땅볼로 잡은 뒤 후속 두 타자를 땅볼과 뜬공으로 처리했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본격 뿌린 2회에도 아웃카운트 3개를 땅볼로 채운 류현진은 3회 아체바리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다.

압권은 4회였다.

선두 플라시도 폴랑코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닥친 류현진은 1사 3루에서 마르셀 오수나와 맞닥뜨렸다.

류현진은 직구, 커브, 체인지업을 4차례나 파울로 걷어내며 괴롭힌 오수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그는 2볼 2스트라이크에서 8구째 시속 148㎞ 짜리 직구를 바깥쪽 높은 곳에 꽂았고, 오수나의 방망이가 맥없이 돌았다.

류현진은 올리보를 힘없는 유격수 땅볼로 잡고 호투를 펼쳤다.

5회에는 2루수 스킵 슈마커의 호수비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슈마커는 2사 1,2루에서 맷 디아즈의 우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낸 뒤 재빨리 일어나 정확한 송구로 1루에서 타자를 잡았다.

병살타를 엮어내며 가볍게 6회를 넘긴 류현진은 그러나 7회 선두 올리보에게 밋밋한 체인지업(시속 126㎞)을 던졌다가 좌월 솔로포를 내줬다.

1일 콜로라도전에서 카를로스 곤살레스에게 홈런을 내준 뒤 시즌 5번째 피홈런이다.

류현진은 두 타자를 범타로 잡은 뒤 9번 대타 크리스 콜런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고 교체됐다.

한편 류현진은 이날 세번 타석에 들어서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2회 1사 1,2루 첫 타석에서 초구에 안전하게 보내기 번트를 댔고 3회 2사 만루에서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렸으나 1루수 땅볼로 잡혔다.

5회 2사 2루에서는 7구째까지 가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볼넷을 골랐다.

류현진의 시즌 타율은 0.267(15타수 4안타)이다.

다저스 타선은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모처럼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2회 1사 2루에서 터진 슈마커의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은 다저스는 3회 디 고든의 깜짝 솔로포, 1사 만루에서 나온 마이애미 좌익수 디아즈의 포구 실책을 묶어 2점을 달아났다.

5회에도 1사 1,3루에서 슈마커의 중전 안타, 후안 우리베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슈마커는 홀로 3타점을 올리며 공수에서 류현진 도우미 노릇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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