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N '커쇼-류현진-그레인키, 역대 최강급 선발 트리오 가능'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이 8연패를 끊은 수훈갑인 왼손 투수 류현진(26)을 장인(匠人)으로 치켜세웠다.

매팅리 감독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애미 말린스에 7-1로 승리해 모처럼 기쁨을 만끽한 뒤 혼신의 역투로 팀을 수렁에서 건진 류현진을 칭찬했다.

그는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승리의 발판을 놓은 류현진은 일종의 장인"이라며 "제구, 완급 조절 능력 등 그의 투구를 지켜보는 게 즐겁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ESPN은 신인인 류현진을 베테랑 장인에 견주는 매팅리 감독의 비유가 모순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최근 승리에 목마른 다저스 구단 관계자들은 이길 수만 있다면 (그런) 찬사를 보내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고 평했다.

그만큼 류현진이 팀에 천금 같은 승리를 안겼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역 신문인 LA 타임스는 류현진을 장인으로 치켜세우기 전 매팅리 감독이 "누구나 구속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즐긴다"고 말했다는 맥락을 소개했다.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기보다는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자를 농락하는 류현진의 노련한 투구에 매팅리 감독이 즐거워한 셈이다.

ESPN은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4만2000여 팬이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류현진을 향해 '고맙다'(Thank you)라고 외치며 기립박수로 환영하는 듯했다고 묘사했다.

다저스는 1일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13승째를 올린 이래 내리 8연패 했고 이날 다시 류현진을 앞세워 14승째를 거뒀다.

현지 시간으로 5월 들어 거둔 첫 승리이기도 했다.

류현진과 승리를 합작한 포수 A.J.엘리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면 팬들은 이길 수 있다고 예감할 것"이라며 "두 투수는 완벽한 투구로 상대팀의 득점력을 떨어뜨리는 능력이 있다"며 두 투수를 같은 반열에 올려놓고 평가했다.

이날 승리에 LA 타임스는 음악이 요란하게 울리고 선수들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은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를 묘사하며 이날 승리의 의미를 전했다.

AP통신은 "류현진이 마침내 다저스의 8연패 슬럼프 탈출을 도왔다"고 제목을 달았고, 다저스 공식홈페이지도 "다저스가 류현진을 앞세워 8연패를 끊었다"고 표제를 달아 활약에 주목했다.

한편 ESPN은 류현진이 지금처럼 꾸준하게 호투를 이어간다면 커쇼, 잭 그레인키와 막강 3선발을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4월12일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양팀의 집단 몸싸움 중 왼쪽 빗장뼈를 다쳐 수술대에 오른 그레인키는 재활을 끝내고 16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전격 선발로 돌아올 전망이다.

ESPN의 칼럼니스트 마크 색슨은 커쇼-류현진-그레인키로 이뤄진 다저스의 3명 선발은 내셔널리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훌륭한 수준이라며 "세 투수가 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인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다면 '매직 선발 트리오'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저스의 선발 트리오가 톰 글래빈-그레그 매덕스-존 스몰츠(애틀랜타), 톰 시버-제리 쿠스먼-놀란 라이언(뉴욕 메츠), 팀 허드슨-마크 멀더-배리 지토(오클랜드) 등 역대 메이저리그 최강급으로 꼽히는 선발 트리오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칠 수 있다며 앞으로 이들이 보여줄 성적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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