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나눔의 집'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함께하는 인권콘서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부 제도를 정당화하는 일부 일본 정치인의 망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1일 충북 충주여고를 찾아 인권콘서트를 열었다.

충주여고 역사동아리 '히스토링'(회장 김수연)이 주최한 이날 콘서트에는 나눔의집에서 생활하는 할머니 4명과 지역 중고생 130여명이 함께했다.

이날 콘서트는 히스토링이 지난 4월말 나눔의집에 인권 콘서트 요청을 해 이뤄졌다.

콘서트에 앞서 나눔의 집 원장인 원행 스님은 학생들에게 '위안부'와 나눔의 집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관련 영상물 상영에 이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이 진행됐다.

15살 때 중국으로 끌려간 이옥선(87) 할머니는 "어린 학생들 앞에서 이런 말 하기가 어렵고 미안하지만, 올바른 역사를 학생들에게 알리고자 콘서트에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위안소는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사람 잡는 도살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일본군이 11살짜리 여자 아이들도 강제로 데려갔다"면서 "그런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때리고 차고 칼로 찔렀다"며 일본의 만행을 고발했다.

또 "우리는 잃어버린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아직도 전쟁 중"이라며 "최근 일본 정치인들이 망언에 너무 허무하다"고 심정을 내비쳤다.

유희남(86) 할머니는 "당시 11살짜리부터 19살의 어린 여자아이들이 외국에 강제로 끌려간 것은 나라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여러분이 공부를 열심히 해 나라를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우리를 또 한 번 죽이는 것이고 우리나라를 얕잡아보는 것"이라며 "나눔의 집을 방문해 역사의 현장을 보고 우리가 겪은 고초를 듣고 나면 거짓말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할머니들의 증언에 이어 학생들은 사물놀이와 댄스 등 특별 공연을 할머니들께 선보였다.

특히 오늘 행사에 참석한 할머니들을 위한 엽서와 소감문을 써 전달했다.

콘서트를 준비한 김수연(17) 동아리 회장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알게 됐다"며 "같은 여성으로서 할머니들의 큰 아픔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히스토링은 오는 8월 14일 이날 콘서트에 참가한 할머니들과 함께 서울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가하고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강수웅 충주여고 역사 교사는 "앞으로 아이들과 나눔의 집을 정기적으로 찾아 할머니들의 말벗 해 드리기, 자원봉사 활동 등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충주/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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