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자존심을 건 벤치 클리어링 후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하루만에 무너져내렸다.

다저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류현진이 공수에서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펜이 와르르 무너진 가운데 타선도 뒷심이 부족해 6-8로 졌다.

류현진은 이날 무려 11안타, 2볼넷을 내주고 삼진은 2개 잡는 데 그쳐 3실점했으나 승리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팀타선은 전날의 기세가 온데간데없고, 불펜마저 연방 불을 지르면서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갔다.

다저스는 전날 애리조나와 위협구를 둘러싸고 7회 양팀 선수와 코치 여러 명이 퇴장당할 정도의 치열한 집단 몸싸움을 벌였다.

애리조나의 투수 이언 케네디를 제외하고 커크 깁슨 애리조나 감독, 터너 워드 애리조나 타격 보조코치,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 로날드 벨리사리오, 마크 맥과이어 다저스 타격코치 등 퇴장당한 5명은 몸싸움 가담 정황에 따라 차등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몸싸움 직후 8회 초 애리조나에 1점을 내준 다저스는 공수교대 후 페더로비치의 짜릿한 싹쓸이 2루타로 전세를 다시 뒤집어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를 챙겼다.

이날도 경기 중반까지는 전날의 투지가 고스란히 이어지는 듯했다.

이번 3연전에서 1승1패로 마지막 경기를 맞은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전날의 기세를 이어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왔으면 한다고 류현진에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날 몸을 보호하기 위해 벤치클리어링에 참가하지 않았던 류현진은 이날 두 배의 활약을 펼치며 동료들에게 힘을 북돋워줬다.

마운드뿐 아니라 타선에서도 적시 3루타를 날리며 메이저리그 데뷔 후 3번째 타점을 기록했다. 1득점도 올렸다.

상대가 올 시즌 이날 전까지 12경기에 등판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을 거둔 '무패 투수' 패트릭 코빈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

하지만 불펜의 '불쇼'는 류현진의 노력을 무위로 돌렸다.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이면 신바람을 내던 다저스 타선 또한 12회말 2점을 따라잡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류현진의 바통을 이어받은 크리스 위스로는 7회초 동점을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승리를 날려보냈다.

양팀은 4-4로 팽팽히 맞선 채 연장에 들어갔고, 팀의 6번째 투수 벨리사리오는 12회초 연속 안타를 내주며 한 점을 뺏겼다.

다저스는 궁여지책으로 최근 슬럼프에 빠진 브랜든 리그를 마운드에 올렸으나 리그는 3점을 더 내주고 나서야 겨우 이닝을 마쳤다.

어깨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거포' 푸이그는 12회초 수비 때 교체 투입된 뒤 12회말 좌전 안타를 날리고 홈까지 밟았으나 이미 넘어간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인 다저스는 선두인 애리조나와 올시즌 9번 맞붙어 2승7패라는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다저스는 애리조나와 다음달 9일부터 설욕의 3연전을 원정경기로 펼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