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비리 연루…수사 관련 내용 담은 유서 발견

전북 부안군청 인사비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부안군 전 부군수 박모(6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20일 오전 11시께 전북 진안군 진안읍 단양리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전날 오후 6시30분께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고,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한 후 박씨의 선산 인근을 수색, 목을 매 숨져 있는 박씨를 발견했다.

숨진 현장에서는 부안군청 인사, 검찰 수사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과 가족에게 당부하는 글 등이 적힌 4쪽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박씨는 부안군청 인사비리와 관련해 참고인과 피의자 신분으로 세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검찰에 인사 비리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려 했지만 박씨와 연락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따라 박씨가 검찰 수사에 부담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2008년부터 이듬해까지 부안 부군수로 재직한 뒤 퇴직했으며, 이후 전주상공회의소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전주지검은 2007년 부안군이 인사명부를 분실하고 재작성하는 과정에서 승진자 순서가 뒤바뀐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 13일 부안군청을 압수수색해 인사서류 등을 확보했으며, 이달 12일 당시 군청 인사를 맡았던 여직원을 구속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피의자가 숨지면서 수사가 벽에 부닥친 검찰은 박씨 장례식 뒤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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