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가 혈소판을 이용, 혈관으로 들어가 혈류를 타고 다른 부위로 이동하는 암세포 전이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독일 막스 플랑크 심장·폐연구소의 슈테판 오퍼만스 박사는 암세포는 혈소판을 자극, 혈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을 만들게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보도했다.

혈소판은 핵이 없는 끈적끈적한 혈액세포로 혈관이 손상되면 상처에 혈소판이 응집해 상처를 신속하게 봉합하는 역할을 한다.

상처가 발생하면 혈소판이 활성화되면서 아데노신 삼인산(ATP)을 방출하고 ATP는 혈관벽을 싸고 있는 혈관내피세포 표면의 P2Y2 수용체와 결합하는데 이 때 혈관내피세포들 사이에 작은 구멍이 형성된다고 오퍼만스 박사는 밝혔다.

암세포는 혈소판을 활성화시켜 이 구멍이 만들어지게 함으로써 이를 통해 혈관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암 모델 쥐 실험에서 혈소판의 ATP 방출을 차단하자 혈관으로 들어가는 암세포가 크게 줄면서 전이 종양이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아세틸살리실산 같은 혈소판 억제제를 장기투여하는 암환자는 암세포 전이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들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따라서 P2Y2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법을 찾아내면 암세포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다만 혈소판의 중요한 기능을 방해함이 없이 P2Y2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는 90% 이상이 암세포의 전이 때문이다. 암세포의 전이는 대부분이 암세포가 혈류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이루어진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암전문지 '암세포'(Cancer Cell)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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