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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내가 되고 내가 자연이 되고…’
‘자연이 내가 되고 내가 자연이 되고…’
  • 이도근
  • 승인 2013.07.11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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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정중앙 ‘선자령바우길’지친 도시인 유혹

-그림 같은 목가적 풍경 가득 ‘대관령 옛길’
-선조들의 애환 서려…삶을 되돌아보는 길
-걸음마다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가득

뜨거운 햇볕에 시달리다보니 시원한 숲길이 저절로 생각난다. 우중충한 장마철, 후덥지근한 날씨에 쾌청해서 파란 하늘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곳도 끌린다. 이런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장소가 바로 백두대간의 정중앙 ‘선자령’길이다.

양떼목장길을 비롯해 풍차길과 바람의 언덕, 야생화길, 숲길이 이어져 걷는 내내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백두대간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까지 더해지면 여름철 더위에 지친 마음까지 ‘힐링’ 되는 것을 느낀다. 코스 자체도 가파르지 않아 가족과 함께 휴가를 가기도 제격이다.

동양일보는 7월 길여행으로 강원 선자령의 ‘바우길’ 중 금강소나무가 가득 찬 대관령 옛길 2구간으로 떠난다. 그 옛날 한양과 영동지방을 잇던 유일한 고갯길인 이곳에서 선조들의 애환도 느껴보자.

●영동과 영서 잇는 애환의 ‘대관령’
영동 지역과 영서 지역을 이어주는 대관령(大關嶺)은 해발 832m의 높은 고개다. 대관령(大關嶺)은 한자 뜻에서 알 수 있듯이 큰 고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강원도 사람들은 대관령을 지대가 험난해 대굴대굴 구른다고 해서 ‘대굴령’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대관령의 총연장은 13㎞인데 고개의 굽이가 99곳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 같이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대관령이 한반도 남쪽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대관령 옛길은 예부터 영동과 영서지역을 잇는 중요한 길이었지만 1975년 영동고속도로의 개통과 2001년 대관령을 관통하는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대관령은 영동고속도로가 개통하기 전 영동지역에서 서울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그러한 까닭에 대관령 옛길에는 선조들의 애환이 서려 있다. 조선시대 강릉에서 배출한 대표적인 유학자인 율곡 이이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이용했던 길도 이 길이고, 신라의 명장 김유신이 무술을 연마한 장소도 이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걸은 길이기도 하고, 송강 정철이 이 길을 거닐며 관동별곡을 쓰기도 했다. 조선시대 풍속화의 대가 김홍도의 대관령 그림도 이 대관령 옛길에서 그렸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 대관령 옛길은 사람들의 편리에 의해 개척된 새로운 길로 인해 잊히고 있지만 한적한 여행, 또는 ‘느림’ ‘힐링’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코스로 떠오르고 있다.

대관령을 이야기하면 쉽게 떠오르는 풍경이 양떼 목장의 평화로움이다. 양떼 목장은 봄과 여름에는 푸른 초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떼들의 풍경이, 가을에는 석양이, 겨울에는 소복이 쌓인 눈이 여행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고갯길을 걸으며 삶을 되돌아보다
느리게 걷는 것은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마음도 풍요롭게 한다. 속도와 시간에 쫓겨 사는 현대인에게 대관령 옛길 트레킹은 삶의 의미를 찾는 시간을 갖게 한다.

걷기 여행의 대명사가 된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이 있다면, 강원도에는 ‘바우길’이 있다.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걷는 총연장 150㎞의 길로 1구간 ‘선자령 풍차길’에서부터 ‘울트라 바우길’까지 17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대관령 옛길’이라 불리는 2구간은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에서 양떼목장옆길과 국사성황당, 어흘리를 거쳐 보광리까지 이어진 길을 말한다.

총 15㎞ 정도의 대관령 옛길을 걷는데 약 5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대관령 옛길은 산맥에서 바다로 나아가는 길이기 때문에 경사가 그리 가파르지 않아 어린 아이를 비롯해 온가족이 함께 걷기에 그만이다.

‘강원도 바우길’에서 ‘바우’는 강원도 말로 ‘바위’를 가리킨다. 흔히 강원도와 강원도 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 ‘감자바우’라고 일컫는데, 바우길 역시 강원도의 산천답게 자연적이며 인간친화적인 트레킹 코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것 말고도 바우길에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바우(bau)는 희랍신화보다 2000년 이상 앞선 바빌로니아 신화에 나오는 건강의 여신 이름으로 바우가 손으로 한번만 어루만져주면 죽을 병도 나았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위대한 건강의 여신 이름을 대관령 옛길에 붙임으로써 이 길을 걷는 사람 모두 바우 여신의 축복처럼 저절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알려져 있다.

●걸음마다 역사 속 인물 일화 ‘가득’
옛날 영동에서 서울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던 대관령. 이 길을 지난 수많은 사람들이 그 수만큼 많은 사연과 애환을 흩뿌렸다.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걸었던 길,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을 쓰고 김홍도가 대관령 그림을 그렸던 곳 모두 바우길 2구간인 대관령 옛길이다.

예전에는 겨우 한두 명이 지나다닐 정도의 좁은 길이었지만, 조선 중종 때 강원도로 부임한 관찰사 고형산이 지금처럼 널찍하게 길을 닦았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워낙 험한 길이다 보니 ‘도둑재’와 같이 으슥한 곳에서 산적이 출몰하곤 해 사람들이 무리지어 길을 지났다는 ‘하제민원’이라는 지명까지 생겨났다. 이처럼 대관령 길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들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녹아 있어 이 길을 걷는 이들에게 쉴 새 없이 재미있는 일화를 전해준다.

바우길 2구간 대관령 옛길은 초입부터 짙은 녹음이 우거져 있다. 마치 빛이 차단된 듯한 구불구불한 길은 시원할 뿐만 아니라 아늑하고 편안함을 선사한다. 강원도 바우길 어디든지 금강소나무 숲이 70% 이상 펼쳐진다. 파도가 밀려드는 해변조차도 소나무 숲길 사이로 길이 나 있다. 그래서 한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손쉽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지친 심신이 치유되는 듯하다.

대관령 정상에서 굽이굽이 돌아 흘러내린 시냇물은 산골짜기마다 고여 작은 폭포와 물웅덩이를 만들어 놓았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경쾌하고, 굽이마다 숲 사이로 열리는 하늘 아래로 푸른 동해를 보면 마음이 탁 트인다. 대관령 옛길의 중간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반정(半程)에는 산과 바다, 시내 전 지역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전망 데크와 관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반정에서 잠시 쉬며 강릉시내를 발아래 두고 전경을 감상하는 것도 빼놓지 말자.

울창한 숲을 따라 이어진 흙길 옆에는 차가운 시냇물이 흘러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옛사람들이 쉬어가던 상제민원과 하제민원 터에는 복원된 주막집과 물레방아가 당시 모습을 재현한다. 기착점인 보광리 마을길은 온통 소나무숲길이어서 소나무 향을 실컷 들이마시며 걸을 수 있다. 소나무 향이 몸의 피로를 풀어줄 뿐 아니라 기분을 무척 상쾌하게 한다. 어흘리 대관령 박물관은 선사시대 유물 등 2000여 점을 전시해 놓아 둘러보기 좋다
<이도근>


■여행정보

●여행 팁=일반적 걷기 코스는 구영동고속도로 대관령 상행휴게소부터 국사성황당, 반정을 거쳐 대관령박물관으로 이어지는 9㎞ 구간으로, 총 4~5시간이 소요된다. 옛길 주변에는 대관령 휴양림이 있어 걷기 여행을 마친 뒤에는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길 대부분이 내리막길로 이루어져 경사가 가파른 편이지만 산세가 험하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좋다

●대관령 박물관=대관령을 배경으로 산에서 굴러 내린 돌 한 점의 느낌을 주는 고인돌 형태의 건물로 지어졌다. 한국건설협회와 설계사 협회에서 선정한 우수건축상 및 강원도 최우수상을 수상한 건축물로, 자연림으로 숲을 이룬 주변과 어울린 구도를 자아낸다. 전통적 사방을 상징하는 ‘좌청룡’·‘우백호’·‘북현무’·‘남주작’의 4개 전시실과 토기실, 민속품이 전시된 우리방의 2개 전시실 등 모두 6개의 전시공간이 있으며, 방마다 특징적인 장식과 색으로 구성돼 있다. 청동기 시대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2000여점의 유물이 관람하기 편리한 동선구조와 더불어 전시되어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장승을 비롯한 동자석, 문관석류 등이 풀밭에 제멋대로 놓여진 듯 치장되지 않은 어울림 그대로의 멋을 간직한 채 놓여 있고, 다산과 풍요의 옛 성문화를 볼 수 있는 아름답기까지 한 남근석 앞에서 득남의 소원을 슬며시 기원해 볼 수도 있다.

●대관령마을휴게소 가는 길
▷서울방향=영동고속도로 횡계톨게이트(출구에서 우회전 900m진행)→삼거리(영동고속도로 육교 아래) 좌회전→구·영동고속도로(5㎞진행)→대관령하행휴게소
▷속초·삼척방향=동해고속도로 강릉톨게이트→(약 400m진행)→금산IC에서 우회전→구·영동고속도로(서울방향 20㎞진행)→대관령하행휴게소

●문의=평창 문화관광(www.yes-pc.net·☏033-330-2399), 강릉바우길(www.baugil.org·☏033-645-0990, 070-4218-0990), 대관령자연휴양림(☏033-641-9990), 대관령박물관(daegwallyeongmuseum.gn.go.kr·☏033-640-4482~3)

●바우길 17개 구간
▷1구간=선자령 풍차길(11㎞ 4~5시간 소요) ▷2구간=대관령 옛길(16㎞ 5~6시간) ▷3구간=어명을 받은 소나무 길(13㎞ 5~6시간) ▷4구간=사천 둑방길(17㎞ 6시간) ▷5구간=강릉바다 호숫길(17㎞ 6시간) ▷6구간=굴산사 가는 길(18㎞ 9~7시간) ▷7구간=풍호연가(20㎞ 7시간) ▷8구간=산 우에 바닷길(9.3㎞ 5시간) ▷9구간=헌화로 산책길(14㎞ 6시간) ▷10구간=심스테파노길(11㎞ 5시간) ▷11구간=신사임당길(16.4㎞ 6시간) ▷12구간=주문진 가는 길(13.4㎞ 4~5시간) ▷13구간=향호 바람의 길(14㎞ 5~6시간) ▷대관령 1구간(11.8㎞ 4~5시간) ▷대관령 2구간(13㎞ 5~6시간) ▷대관령 3구간(8.8㎞ 3~4시간) ▷울트라 바우길(3박 4일 코스)

●동양일보 7월 길여행=7월 20일 오전 7시 30분 동양일보(청주시 상당구 율량동)앞 출발. 참가비 3만5000원(김밥, 떡, 생수, 입장료), 중식은 포함 되지 않음. 대관령 옛길 2구간(반정~대관령박물관 코스). 신청·문의는 동양일보 문화기획단(043-211-0001~2)이나 동양일보 길 여행 홈페이지(cafe.daum.net/d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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