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을 대표하는 수산물인 꽃게가 최대의 풍어를 기록하며 지역 어민들의 입가에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폈다.

태안군에 따르면 지난 21일 금어기가 끝난 뒤 백사장항과 신진도항, 몽산포항 등에서 수협을 통해 위판된 꽃게는 5일만에 53t을 넘어섰다.

여기에 모항항과 채석포항의 위판량을 더하면 무려 140여t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보다 2.5배가 넘는 어획량으로 첫 출어 때 어민들이 가슴에 품었던 풍어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고도 남는 양이다.

놀라운 사실은 이 같은 위판량은 태안반도에서 나는 꽃게 일부라는 점이다.

수협관계자에 따르면 신진도항과 백사장항을 출입하는 꽃게 어선들의 대부분은 수협에 위판하지 않고 대도시의 대형마트와 직거래하고 있어 위판량 통계가 꽃게 어획량을 산정하는 데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 대도시 대형마트에서는 꽃게 전쟁이 벌어져 업계 직원들이 물량을 확보하느라 태안에 상주하며 집에도 못 간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다.

대도시로 직송하려는 운반선이 하루에도 20여척씩 주요 항·포구에 대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태안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꽃게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안흥항에 왔더니 대부분이 대도시 마트로 간다는 말을 들었다”며 “태안 꽃게가 인기가 많아 뿌듯하지만 지역 내 꽃게 관련 업종에 물량이 달리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금어기가 풀린 지 얼마 안돼 꽃게가 대풍을 맞아 어민들의 시름도 조금은 덜게 됐다”며 “태안 꽃게의 명성이 더욱 높아져 팍팍한 어민들의 살림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태안 앞바다 인근에서 잡히는 태안 꽃게는 껍데기가 단단하고 청록색의 윤기가 흐르며 특유의 반점이 오밀조밀하게 몰려 있어 타 지역산과 구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