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우주과학시대에 맞게 변해야”

불교에 조예가 깊은 천문학자 이시우(77) 서울대 명예교수가 ‘직지심경’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의 해설서 ‘직지, 길을 가리키다’(민족사, 648쪽, 2만9500원)를 펴냈다.
선불교의 교과서 격인 직지심체요절은 과거 칠불과 인도의 28조사, 중국의 110선사들의 가르침을 모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금속활자가 세계 최초임을 입증한 금속활자본이기도 하다.
‘직지, 길을 가리키다’는 지금까지 나온 단순한 번역 또는 발췌본과 달리 직지에 대한 본격적인 해설서다. 일반인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쓰였다.
이 책은 ‘연기법(緣起法)’을 이용해 직지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연기는 모든 것은 혼자 존재할 수 없으며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불교의 핵심 교리다.
서울대 천문학과를 나와 경북대와 서울대 천문학과에서 강의한 이 교수의 삶은 ‘나홀로 공부’로 점철됐다.
고2 때 몸이 아파 휴학한 뒤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서도 천문학 전공 교수가 없어 독학하다시피 했고, 호주 유학시절에도 관측천문학 전문가가 없어 고생했다. 불경도 혼자 공부해 관련 책도 여러 권 냈다.
이 교수는 “주고받음은 항시 안정 상태를 향해 진화하는데 인간은 그렇지 않다”며 “무위(無爲)의 자연은 조작이 없는데 인간은 그것을 어기고 가능한 예쁘게 만들려고 성형수술 같은 조작을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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