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율량동 주민도서관 글마루


책이 있고, 그 속에 스민 따스한 이야기가 있다. 사람들의 친근한 웃음이 있고, 내 집 같은 편안함이 있다. 우리 동네에 작은도서관이 존재하는 이유다.

아동·청소년 밀집지역인 청주 율량사천동. 이곳에 청주시립북부도서관 보다 오랜 시간 주민들을 만나온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한불교조계종 아름다운세상 청주 북부종합사회복지관(청주시 상당구 충청대로 107번길 16-1번지(율량동 1055번지)·관장 한창호) 3층에 있는 주민도서관 글마루가 그곳. 2000년 문을 연지 올해로 벌써 13년이 됐다.

이곳은 지난 2000년 4월, 복지관이 설립되며 함께 생겼다. 당시 인근에 도서관이 없다는 점에 착안, 학생들에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현재 북부종합사회복지관이 관장하고 있는 율량동과 사천동, 내덕동에는 12개의 초·중·고등학교가 있지만 이들을 위한 문화시설은 그리 많지 않은 형편이다.

주 이용층은 복지관 이용자와 인근지역 주민, 학생들로 평균 하루 15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도서관이 생긴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마을 사람들이 많아 지난해에는 복지관과 도서관을 홍보하는 주민홍보대사인 ‘알리미’를 발족하기도 했다

. 5명의 알리미들이 월 1회 인근 아파트와 대형마트 등에서 전단지를 배부하고 프로그램을 알리는 봉사활동을 한다. 덕분인지 최근 이용자가 조금씩 늘고 문의 전화도 많아졌다.

지난 2010년에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시설을 현대적으로 갖췄다. 장서는 모두 7000여권에 달한다. 분야별로 고르게 책이 갖춰져 있고 유아·아동 도서가 특히 많다. 복지관으로부터 매월 25만원 상당의 도서구입비가 지원돼 꾸준히 신규 도서를 보충하고 있다.

글마루에서는 매년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이중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때마다 이루어지는 여름·겨울방학프로그램은 특히 인기가 높다.

주로 책과 연계한 만들기 수업이 열리는데 학교 과제물로 제출하기도 좋아 경쟁률이 치열하다.

지난 겨울방학 참가자들은 ‘첨성대의 비밀’을 읽고 건빵과 재활용품을 이용한 첨성대 만들기와 책 겉표지를 활용한 블록 만들기를 했으며, 여름방학에는 북아트, 재활용품을 활용한 곤충만들기를 했다. 정기프로그램으로는 쉐비페인팅, 냅킨아트, 톨페인팅 등이 진행됐다.

타 도서관과 달리 소정의 참가비를 받고 있다. 방학프로그램과 취미교양프로그램(1회)의 경우 5000원, 정기프로그램(8회)은 3만원이다.

이곳 역시 전문사서가 없어 체계적인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작은도서관의 공통된 고민이 제기됐다.

복지관 사회복지사 윤진아씨는 “청주시립도서관에서 인력파견지원사업으로 유급봉사자 2명을 지원해줘 두 분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 근무하며 대출, 반납 등 도서관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내년에는 지원되는 인력이 없어 봉사자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요일에는 봉사를 요청한 지역 주민 봉사자 2명이 추가돼 도서관 업무를 돕고 있다.

도서관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복지관이 쉬는 토요일에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개방한다. 아동도서는 5권까지, 일반도서는 3권까지 대출할 수 있다.

한창호 관장은 “도서관이 좀 더 북적거리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는데 아직 주민들의 이용도가 높지 않아 많이 아쉽다”며 “도서관 문을 열면 옥상과 이어지는데 그곳에 야외 정원을 만들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지역 주민들이 차 한 잔을 하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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