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희귀 유전성 안질환인 맥락막결손증(choroideremia)의 유전자 치료가 영국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BBC뉴스 인터넷판 등 영국언론이 보도했다.

맥락막결손증은 특정 유전자 결함으로 망막의 광수용체인 감광세포들이 죽으면서 서서히 시력을 잃게 되는 유전질환이다.

이 질환이 치료됨으로써 발병 메커니즘이 유사하면서 발생빈도가 잦은 난치성 망막질환인 유전성 황반변성, 색소성망막염을 포함, 다른 형태의 망막질환도 치료의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의과대학 안과학연구실의 로버트 매클라렌 박사는 맥락막결손증 환자 6(35-63)을 대상으로 유전자 치료를 시행한 결과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2명은 시력이 크게 개선되고 초기단계인 4명은 증상의 진행이 멈췄다고 밝혔다.

5만명에 1명꼴로 발생하는 맥락막결손증은 CHM 유전자 결함으로 이 유전자가 만드는 REP1 단백질이 결핍되면서 망막의 감광세포들이 기능을 잃고 점차 죽는다.

보통 아동기 또는 청소년기에 진단되는 이 병은 망막의 감광세포가 서서히 죽어가기 때문에 망막이 수축되면서 시력을 점점 상실하게 된다.

이 병의 치료에 성공한 유전자요법은 무해한 바이러스에 결함 유전자를 대체할 DNA를 실어 망막 안쪽의 맥락막에 주입하는 것이다.

맥락막(脈絡膜)은 안구의 제일 바깥부분인 공막과 가장 안쪽 부분인 망막 사이에 있는 세포층으로 혈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 망막에 영양을 공급한다.

맥클라렌 박사는 맥락막결손증은 치료의 표적이 되는 세포가 황반변성과 유사하기 때문에 유전성 황반변성 치료에도 이 유전자요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성 황반변성의 경우 표적으로 삼아야 할 결함 유전자가 어떤 것인지 모를 뿐 온전한 유전자를 바꾸어 넣는 방법은 맥락막결손증과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의 연구팀은 2상 임상시험을 1년 안에 시작할 계획이다.

추가 임상시험 결과가 성공적이면 이 유전자요법은 앞으로 3-5년 안에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의학전문지 '랜싯'(Lancet)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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