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학생교육문학관’의 개관은 상설전시관에서 한국의 근현대 문화를 이끈 충북의 문학인들을 한 자리에 모아 조명하는 첫 번째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폐교된 진천 백곡중이 도민들의 문학적 자존심을 드높이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충북학생교육문학관은 1·2전시실과 소극장, 북카페, 사송관, 체험활동실 등으로 구성된다.
1전시실 ‘문학의 뜰’에 들어서면 대형 스크린에 작가들의 작품 일부가 펼쳐지며 관람객들을 맞는다. 또 문학연보를 통해 한국 문학과 충북 문학의 지형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다.
‘문학’, ‘충북문학’, ‘문인이야기’ 등 세 개의 주제로 나누어 볼 수 있게 한 동영상도 관람객들의 흥미를 끈다. ‘문인이야기’에는 먼 이국땅에 살며 조선이 그립고 보고플 때 아들(조선인)과 딸(조선아)의 이름을 부르곤 했다는 조명희 선생의 이야기, 폐렴으로 아들을 잃고 슬픔에 잠겨 시 ‘유리창’을 지었다는 정지용 선생의 이야기 등이 실려 보는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충북의 지도가 그려진 스크린을 누르면 시비, 생가 등 인물과 관련된 사진이 나오는 ‘충북문학지도’, 문제를 풀어 보며 자신의 문학적 지식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문학 퀴즈’ 코너도 마련됐다. 설화 ‘금도끼 은도끼’ 중의 한 장면과 ‘천사 날개’로 구성된 포토존은 깨알 같은 재미를 준다.
2층에 위치한 2전시실 ‘문학의 숲’에 오르면 검푸른 밤하늘에 별처럼 반짝이는 작가 기둥을 만날 수 있다. 충북 문학 발전의 큰 기둥이 되어준 15인의 작가를 각각 15개의 기둥으로 조성한 것. 기둥을 통해 연보와 대표 작품 일부, 관련 사진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을 때는 작가의 생애와 작품 활동, 대표 작품, 추모 사업 등을 볼 수 있는 ‘사이버 문학관’을 참고하면 된다. 작가 15인의 캐리커처도 눈에 띈다. 그 옆으로는 한국 문학계의 거목인 이들의 이름과 작품 제목으로 형상화한 문학 나무가 보인다.
프로젝터와 스크린, 음향기기 등이 마련된 소극장에는 작가 15인과 관련된 영상물이 비치돼 누구나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소규모 시 낭송회나 소모임의 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소극장 옆으로 있는 북카페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아늑하고 편안한 다락방까지 갖춘 북카페는 아기자기한 공간 구성이 인상적이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동화책과 충북의 작가들과 관련된 책 등 장서 1000여권이 배치돼 있다. 관람객들을 위한 차도 제공된다.
사송리의 지명을 따 이름 붙여진 사송관은 80석 규모의 세미나실이다. 각종 문학 강연회와 시낭송회, 교육, 회의, 학생 관련 행사 등이 이곳에서 이뤄지며 기획 전시실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백곡중역사관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백곡중의 추억을 돌아보는 공간. 칠판과 낡은 책걸상들이 옛 교실을 축소해 옮겨 놓은 듯하다. 오래된 출석부와 상장, 표창장, 트로피, 앨범 등이 전시돼 있다. 각 학교 교지와 문집 등을 수집해 놓을 수장고도 마련돼 있다.
체험활동실에서는 해설·활동지를 활용한 체험 활동 등이 운영된다. 봄에는 꽃잎 손수건 만들기, 여름에는 봉숭아 물들이기, 가을에는 밤과 감 수확 체험, 겨울에는 시가 열리는 나무 꾸미기 등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 학습 프로그램을 준비해 관람객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전시 관람 후 관련된 각종 행사와 특별전시도 마련된다. 오는 6월 열리는 ‘충북학생문학제’는 작가들의 문학 정신을 추모하기 위한 백일장·그리기·시낭송 대회다. 충북 문인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충북문학기행’도 11월 진행될 예정이다.
‘충북 문학의 사계’를 주제로 한 특별전시도 열린다. 3~5월에는 충주 작가 특별전(권태응, 홍구범, 이흡, 박재륜), 6~8월에는 진천·청원 작가 특별전(조명희, 조벽암, 김기진, 신동문), 9~11월 보은·옥천·영동 작가 특별전(오장환, 정지용, 권구현), 12~2월 괴산·음성 작가 특별전(홍명희, 이무영)이 해마다 개최될 계획이다.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오는 3월 1일부터 개방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무료로 문을 연다.
충북 진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누구나 자유롭게 올 수 있는 공간으로 인근의 물안뜰체험관, 진천종박물관 등과 함께 연계해 관광해도 좋을 것 같다”며 “관람객들이 이곳을 통해 충북을 새롭게 느끼고 문학인 15명의 이름을 친숙하게 느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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