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미제사건으로 안 넘기고 수사 지속할 것’

청주 여고생 실종사건이 지난 8일로 발생 10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공개 수사에 나선 경찰은 그동안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결정적인 제보나 단서를 찾지 못했으며 생사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특히 수사전담팀도 축소 돼 미제사건으로 남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청주 모 고등학교 3학년 이모(18)양은 지난 1월 29일 낮 12시께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이양의 가족들은 이양의 귀가를 기다리다 다음날인 30일 밤 9시 20분께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이양의 주변 인물에 대한 탐문 끝에 지난해 이양이 머물렀던 고시텔의 또 다른 거주자 한모(48)씨를 주목했다.

이양이 실종된 당일 오전 한씨가 이양에게 만나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확인된 것.

또 3시간 뒤 한씨가 거주하는 고시텔 인근 폐쇄회로(CC)TV에서 이양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역추적 결과 한씨는 이양의 실종 다음날인 30일 새벽 0시 30분부터 20여분간 고시텔을 잠시 비웠고같은날 새벽5시 55분께 자신의 컴퓨터·옷가지 등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짐을 싸서 인천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한씨가 이양의 실종에 열쇠를 쥐고 있을 것으로 보고 그의 소재 파악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한씨는 2주 뒤 인천의 한 공사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단서가 될 만한 유서조차 없었다.

한씨의 행적을 쫓던 경찰은 인천의 한 중고차시장에서 한씨의 차량을 발견했지만 이곳에서도 이양의 흔적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한씨의 죽음으로 이양의 실종 사건이 미궁으로 빠지자 경찰은 지난 2월 13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수사전담팀을 확대 편성해 대대적인 수색에 들어갔다.

범죄 연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 헬기를 동원해 청주에서 인천까지 한씨의 행적을 뒤쫓고탐지견을 지원받아 한씨가 찍힌 CCTV 주변을 포함한 인근 야산도 집중 수색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수사전담팀은 경찰서 강력 1개 팀으로 축소됐다사실상 종결 수순으로 접어든 것이다.

또 전담팀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사건과 병행 수사하는 상황에서 이양의 실종 사건에만 매달릴 수 없는 까닭에 사건 해결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다.

경찰관계자는 결정적인 제보나 단서가 없어 수사의 어려움이 많다며 다만 범죄 사실이 확인되거나 범인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미제사건으로 넘기지 않고 이양의 소재 파악을 위한 수사는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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