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속에 숨 가쁘게 달려온 6.4 지방선거가 3일 공식선거운동을 끝으로 유권자의 선택만 남았다.
이번선거는 시도지사부터 교육감, 시장군수, 시도의원, 시군의원, 광역·기초 비례대표까지 지역의 다양한 일꾼을 한 번에 뽑는 선거이다 보니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충청권만 보더라도 대전의 경우 전체 47개(광역·기초비례대표 제외) 선거구에 189명, 세종 15개 선거구에 42명, 충북 88개 선거구에 379명, 충남 108개 선거구에 467명이 경쟁을 펼친다.
특히 교육감 선거의 경우 모두 ‘현직 프리미엄’ 없이 무주공산(無主空山)으로 치러지면서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하다.
김신호 대전교육감과 이기용 충북교육감은 3선 제한으로, 김종성 충남교육감은 장학사 시험비리로 실형을 받아 출마하지 못했다. 세종시는 출마가 유력했던 신정균 교육감이 지난해 갑작스런 타개로 수장이 교체돼야 한다.
지방선거는 학연·지연·혈연 등이 얽히고설키면서 투표율 상승이 기대되고 있으나 투표 자체에 대한 관심과 달리 유권자들은 다소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역에 출마한 후보들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 선거가 전체 7건에 달해 선택지에 후보자들이 너무 많다보니 선거에 관심을 가지려는 유권자들에게서 후보자가 너무 많아 헷갈린다는 말까지 들린다.
이번 선거는 충청권 미래를 책임질 교육감을 선출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돌발변수와 광역 단체장 등 정당 선거에 가려 교육감 선거가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교육감 선거를 후보가 누군지 모르고 투표하는 깜깜이 선거, 정책과 상관없이 기호에 따라 투표하는 로또선거, 묻지마 선거 등으로 비하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정책대결을 펼쳐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지만 후보자들이 난립하고 유권자들도 관심이 없기 때문에 ‘조용한 건거’를 다짐했던 것과 달리, 선거전이 막판으로 갈수록 상호 비방전 등 혼탁·과열 분위기로 치닫는다.
기초단체장과 군의원 등 기타 선거 후보자들과 운동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정책과 공약을 홍보하기 보다는 무조건 1번, 또는 2번, 3번, 맨 위에, 10번째 등을 찍으라고 선전·선동하기 바쁘다.
선거일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많은 선거를 한꺼번에 해야 하는 유권자들이 과연 올바른 투표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출퇴근시와 길거리에서 억지로 내미는 명함을 받은 뒤 대부분 이름 한번 쳐다보고 쓰레기통이나 길바닥에 버린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지역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현안들을 당선자들이 수행한다는 점에서 비춰볼 때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정치가 신물이 난다고 해도 외면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피해는 나와 내 가족, 내 이웃에게 돌아온다.
지금이라도 후보자들의 면면과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 ‘일할 사람’, ‘일을 맡길 정당’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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