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남자·하이힐 등 흥행 부진… 합쳐 100만명 못미쳐 ‘엣지…’ 300만 관객 돌파에 트랜스 포머 등 대작 줄줄이


할리우드산 외화가 국내 극장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2년간 한국영화의 위력에 밀렸던 할리우드가 ‘역습’을 감행하면서 한국영화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모양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봉한 장동건 주연의 ‘우는 남자’와 차승원 주연의 ‘하이힐’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국내 영화계를 대표하는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이 영화들은 각각 장동건과 차승원이라는 배우들을 앞세웠음에도 57만 여명(우는 남자)과 31만 여명(하이힐)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들 영화와 같은 날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우는 남자’ ‘하이힐’, 두 편을 합쳐 900개 관이 넘는 상영관을 차지하고도 ‘엣지 오브 투모로우’(691개 관)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둔 것이다.
이는 한국영화의 침체를 보여주는 한 단면일 뿐이다. 실제로 15일까지 올해 한국영화 관객 수는 415만 385명(점유율 44.7%)으로, 4515만 7129명(50.3%)을 동원한 할리우드 영화에 밀리고 있다.
지난해 연말 개봉한 ‘변호인’이 올해 거둔 성적(568만명)을 제외하면 격차는 더 벌어져 한국영화 관객 수는 할리우드 영화 관객 수보다 1천만 명 이상 적다.
지난해 연말 개봉한 ‘변호인’이 올해 거둔 성적(568만명)을 제외하면 격차는 더 벌어져 한국영화 관객 수는 할리우드 영화 관객 수보다 1천만 명 이상 적다.
한국영화의 갑작스러운 퇴조는 지난 2년간 수치를 비교해보면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한국영화 관객 수는 5312만 명(57.4%)으로 3342만 명(38.5%)의 할리우드 영화를 압도했다. 국내 영화의 점유율 하락은 히트작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뚜렷하다.
올해 400만 관객 이상이 든 한국영화는 ‘수상한 그녀’ 한 편뿐으로, 지난해(4편)와 2012년(3편)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올해 이처럼 벌어진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의 격차는 조만간 더 커질 전망이다. 3편까지 2200만 관객을 돌파한 트랜스포머 시리즈 4편 ‘사라진 시대’와 전편이 3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혹성탈출:반격의 서막’ 등 할리우드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올해 1억 관객을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돌고 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작년까지는 기발한 아이템으로 무장한 기획 영화들이 나왔으나 올해는 스타마케팅에만 의존하는 영화들이 개봉해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군도: 민란의 시대’와 ‘명량’ 같은 기대작이 각각 1천만 관객을 넘지 못한다면 한국영화계가 3년 연속 1억 관객을 달성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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