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청주시청 공무원들은 출근한 뒤 “별일 없나요?”라는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이날 오전 통합청주시 3300명 전체 공무원에 대한 내정인사 내용이 전해진 터라 다들 심란한 분위기였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결국 올 것이 왔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부는 “출범준비에 한창 바쁜 시점에 인사로 분위기만 어수선하게 만들었다”며 업무 시간 대부분을 인사 뒷담화로 보냈다.
통추위는 “경력자를 안배하고 부서별 우수인력을 ‘균형’ 배치했다”며 조직의 조기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훈 당선인과 교감 아래 이뤄진 것이라는 얘기도 슬쩍 흘렸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 고개를 끄덕인 이들은 거의 없다. 이 당선인조차 “이번 인사는 ‘통추위 인사’”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출범 전 끼워맞추기식 임시인사”라며 “내가 원하는 시정방향은 이 인사로 하기 어렵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통추위가 단체장의 고유권한을 침해하면서 초법적 권한을 행사했다는 말이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흘렀다. 이 당선인의 “8~9월 조직개편을 포함한 대폭 인사” 발언 이후 표면적으로는 공직사회의 인사충격이 어느 정도 가신 분위기지만, 물 밑 갈등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청원지역에서는 청주시 출신 부서장이 있는 부서에서 인사안을 무시한 인원배치가 이뤄지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청주시 공무원들은 8월 중순께로 예정된 승진인사와 관련, 시 몫의 승진인원 배정을 바라고 있지만, 청원군 공무원들은 양 시군의 직원 승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 했다. 좋은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는 일이다. 서로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걷고 긍정적 마인드로 접근하면 ‘시너지효과’가 일어난다. 최근 통합시 인사문제는 계속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뤄진다. 통합청주시가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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