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욱 (청주시 흥덕구청장)

청주시와 청원군은 역사·문화적으로 본래 한 뿌리에 속해 왔다. 삼국시대에는 백제의  상당현, 통일신라시대에는 서원경으로 불리다가 고려 태조 23년에 청주라는 지명을 얻어 1000여 년을 같은 역사·문화생활 속에서 맥을 이어 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문화적 동질성은 8.15 광복 이후 1946년 미군정 하에서 도시와 농촌지역을 분리하여 행정구역을 인위적으로 개편하면서 서로 다른 자치단체로 분리되어 왔다. 물론 이러한 도·농 분리 행정은 우리나라가 살기 어려운 농경사회 중심의 시절엔 어느 정도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교통의 발달과 더불어 고도의 과학기술 문명이 발달한 현대사회에 이르러서는 더 이상 도·농 분리 행정의 의미가 퇴색됐고, 오히려 양 지역이 대통합을 이루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 다수의 여론이 형성돼 왔다.
오늘날 청주·청원 통합이 이루어지기까지 지역의 발전과 장래를 걱정하는 각계 사회지도층 인사와 일부 주민들은 일찍이 청주청원 통합 필요성을 절감하며 공개적으로 공론화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하여 지난 1994년부터 2010년까지 3차례에 걸쳐 주민의견을 묻는 설문조사와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나 흡수통합을 우려하는 청원군 지역주민 여러분의 반대로 통합에 실패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민간사회단체가 중심이 돼서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분들을 설득하고 갈등조정에 나선 결과, 2012년 6월 27일 통합추진 3수 끝에 헌정사상 처음으로 주민의 손으로 대통합을 이루게 됐다. 양 지역이 분리된 지 68년 만에 다시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게 된 것이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했다. 이제 그간의 쌓인 주민 간의 갈등을 말끔히 해소하고, 대통합에 따른 커다란 변화와 발전, 그리고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 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 통합시의 외형적인 변화를 살펴보면 관할 행정구역의 면적이 942㎢로 서울시 면적의 1.6배에 달하고 85만의 인구는 머지않아 100만 명을 상회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연간 2조원에 달하는 재정규모는 전국의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 가운데 4위권의 위상을 갖추게 됨으로써, 앞으로 우리 통합시는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더 큰 성과를 거두어 나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충북도내 타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청주권 비대화를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왜냐하면 도세가 약한 충북에도 전국의 타 도시, 더 나아가 세계적인 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는 선진도시가 있어야 주변 지역도 더불어 성장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011년 한국은행 충북본부의 발표에 의하면 통합 청주시의 위상은 전국 227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경제력 4위, 지속적인 경제성장 기반 1위의 도시로 전망했다. 듣기만 해도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통합 청주시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고, 꿈과 희망이 넘치고 있다. 85만 시민과 3300여 공무원의 넘치는 열정이 있다. 청주공항을 비롯하여 KTX오송역과 경부·중부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도로망도 갖춰져 있다, 또 고속성장의 밑거름이 될 BT분야의 오송의료복합단지와 IT오창과학단지가 있고, 청주산업단지와 옥산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가 있다.
통합시민 모두는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시가 대전, 세종시와 더불어 인구 300만 메트로폴리탄을 형성하여 신수도권의 핵심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그리고 통합 청주시가 외부에서 많은 사람들이 와보고 싶고, 머물고 싶고, 살고 싶은 전국 제일의 으뜸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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