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8일 충북문화관서 충북여성살림연대 발족

 

지난 5월 22일 청주 성안길에서 충북여성살림연대 준비위원회가 진행한 ‘우리 아이들의 안전 기원과 세월호 진실을 촉구하는 엄마·아빠들의 침묵행진’의 모습.


평범한 동네 아줌마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충북여성살림연대(대표 남정현)가 지난 628일 충북문화관에서 발족식을 갖고 여성NGO로서 첫 발을 뗀 것. 이날 행사에서는 해금동아리인 해무리의 축하 공연, 시낭송, 여성의 숨결이 깃든 오래된 물건 전시, 살림밥상 시식 등이 진행됐다. 충북여성살림연대의 지향점을 한 눈으로 보여준 행사였다.
이들은 삶 속에서 풀뿌리 문화를 매개로 한 여성대중운동을 펼치고자 창립했다. ‘충북여성살림연대라는 이름은 살림하는 여성들의 연대외에도 살림예술을 추구하는 단체’, ‘살림운동을 전개하는 단체등 여러 의미를 내포한다. 살림의 대상은 사람들의 마음과 몸일 수도, 나라와 지구일 수도 있다.
충북여성살림연대는 2010년 결성된 삶 속의 문화모임 신나를 전신으로 한다. 강혜숙 전 국회의원, 최미애 전 충북도의원, 남정현 대표 등이 주축이 돼 꾸린 신나는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개인의 신명을 회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작은 소모임이었다.
그동안 진천 공예마을 천연염색, 청원군 마불갤러리 한지공예, 고두미 마을 절식체험 및 힐링캠프, 영화 감상 및 토론회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 활동을 했고, 청원군 마동창작마을과 국립청주박물관에서 공연을 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살림운동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모색됐고, 곧 준비위원회가 구성됐다.
남정현 대표는 천연염색을 하거나 다도를 즐기는 것이 돈이 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문화예술 향유를 통한 소소한 즐거움과 기쁨들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문화를 매개로 사람들이 만나 소통하는 가운데 의식 전환과 각성이 일어나고 다양한 담론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 기간 동안 대한어머니회 충북연합회와 함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SNS와 문자 등을 통해서만 홍보했을 뿐인데 금세 70여명이 모아졌다. “우리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청주 엄마들이 나서자는 요지의 메시지에 젊은 엄마들이 대거 일어선 것이다. 극단 꼭두광대의 추모 공연과 함께 진행된 이 행사는 지역사회에 소소한 파장을 일으켰다. 이어 522일 청주 성안길 입구부터 국민은행까지 세월호 진실을 촉구하는 엄마, 아빠들의 침묵행진을 진행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를 표방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 단체는 아직 동아리와 시민단체의 경계선상에 서 있다. 남 대표는 한때 여성단체 활동을 한다는 일종의 오만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일반 NGO 보다 훨씬 내실 있고 탄탄한 동아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동아리의 주체성과 단단함에 시민단체의 장점을 결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조직운영방식에 있어서는 기존 NGO의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사무실을 갖추지 않았고, 상근인력도 두지 않았다. 사무실이 아닌 현장과 삶터 중심의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생각. 실무자와 활동가 몇 사람이 아니라 회원 전체가 단체의 중심에 서 주체적으로 활동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회의보다는 SNS를 통해 소통하고, 다양한 자생적 동아리 육성과 프로그램을 통해 네트워크를 지향하고자 한다.
연대는 추후 힐링캠프, 단식 등 마음·몸 살림 관련 프로그램 진행 여성주의 인문학 강좌 개최 생활문화 동아리 조직화 여성주의 연극단 창설 공정여행, 문화유산 답사 활동 살림밥상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로 최근 안전한 나라가 화두가 되고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생명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국가 정책만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성찰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성장 개발의 논리 속에 그동안 자기 스스로의 마음의 평화를 위한 성찰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저희 같은 평범한 동네 아줌마들에게도 이런 이야기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그러한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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