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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6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특히 교황이 한국에 머무르는 5일 중 3일 간의 일정이 대전교구와 청주교구에 집중되며, 전 세계의 이목이 충청도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미성지와 솔뫼성지, 꽃동네 등 교황 방문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1936년 12월 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생했다. 1958년 예수회에 입회해 1969년에 사제품을 받았고 1973년 종신 서원을 했다.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을 지냈다. 1980~1986년 산미겔 철학 신학 대학의 학장으로 재직하면서 산미겔 교구 파트리아르카 산호세 본당 주임 사제를 겸임했다.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 되었으며,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됐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아르헨티나 주교회의 의장을 지냈다. 2013년 3월 13일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그는 2000년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의 라틴아메리카 출신 교황이며,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이다. 공식 교황명인 ‘프란치스코’는 청빈·겸손·소박의 대명사인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는 교황의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방한 일정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5일간 한국을 사목 방문한다. 25년만의 교황 방한에 대해 정부는 교황에게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먼저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공항으로 입국. 오전에 청와대를 찾아 박근혜 대통령을 내방한 뒤 주요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한다. 이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한국 주교단과 공식 만남을 갖는다.
15일 오전에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신자들과 함께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한다. 이 미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초대된다. 교황은 강론을 통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아시아 청년 2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친교를 나눈다. 이어 성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인 당진 솔뫼성지를 찾아 ‘6회 아시아 청년대회’에 참가한 아시아의 청년들을 만난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청년들을 위한 연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16일에는 이번 교황 방한의 하이라이트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 미사’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다. 시복식에 직접 교황이 지역교회를 찾아 주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시복 미사에는 천주교 신자 20여만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복식 이후에는 음성 꽃동네로 이동해 장애인들을 만난다. 교황은 사목 방문마다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을 만나 위로해왔다. 이어 한국 수도자 4000여명을 만나 함께 기도하고, 한국 교회의 밑거름이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평신도들을 만나 격려한다. 
17일에는 서산 해미순교성지를 방문해 아시아 주교들을 만나고, ‘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다. 아시아 청년대회에는 총 23개 국가 약 2000명의 청년들과 약 4000명의 한국 청년 신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마지막날인 18일에는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오전 7대 종단 지도자들과 만난다.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 방한에 앞서 지난 5월 29일 7대 종단 지도자과 오찬을 가지며 교황과의 만남과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초청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 뒤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어떤 곳을 방문하나?
▷광화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순교자 123위 시복식’이 열리는 서울 광화문은 천주교 신앙 선조들이 옥고를 치른 곳으로 이들의 피와 땀, 눈물이 배어있는 역사적 장소다. 이곳에는 형조, 의금부, 전옥서, 우포도청 등 조선시대 정부의 주요한 기관들이 위치해 있었다. 하느님의 종 124위 중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국문을 당하거나 순교했다. 이번 시복식은 순교자들이 순교한 장소에서 복자(福者)로 선포되는 장엄한 의식을 치르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꽃동네
창립자인 오웅진 신부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동냥을 해서 18명의 병든 다른 노숙인들을 먹여 살리는 최귀동(1990년 선종) 할아버지를 보고,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리 용담산 기슭에 ‘사랑의 집’을 지어 1976년 꽃동네를 시작했다. 이곳은 한국 천주교회의 최대의 종합복지시설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종합복지시설이다. 교황은 ‘소외된 이들 중 가장 소외된 이들’인 장애인들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솔뫼성지
‘소나무가 뫼를 이루고 있다’는 뜻의 순우리말로 ‘솔뫼’라 이름 붙여진 곳으로,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출생한 장소다. 증조 할아버지 김진후 비오 등 4대의 순교자가 살던 곳으로 김대선 신부의 삶의 지표가 싹튼 장소다. 충남 지정문화재 146호로 불임부부들의 기도처로 이름난 곳이다. 교황 방문 때 이곳에서 기도를 올린 뒤 아이를 낳은 부부 20여 쌍도 아이들과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미성지
병인박해가 있었던 1866년부터 1872년 사이에 충청도 각 고을에서 잡혀온 천주교 신자 1000여명 이상이 생매장당한 곳이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생매장 순교 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그 순교자의 유해가 확인, 발굴, 보존돼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신자들을 매달고 고문했던 호야나무, 무고한 사람을 죽였던 자리개돌, 신자들을 생매장시켰던 여숫골 등이 당시 박해의 참상을 이야기해 준다.

▷명동대성당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은 한국 천주교회의 상징이자 심장. 여러 순교자의 유해가 보관된 곳이기도 하다. 1780년 서울 명례방에 살던 통역관 김범우가 교회예절 거행과 교리 강좌를 열었던 집으로 이승훈, 정약전 3형제, 권일신 형제 등이 모여 종교집회를 가지는 등 조선 천주교회가 창설된 곳이다. 최근 북한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곳을 방문해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불참의 뜻을 밝혔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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