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미인’ ‘백 투 마이 페이스’ 등 외모 결함 해결 프로그램 인기 불필요한 성형 야기 우려도

 

“자, 이제 변신 후의 모습이 공개됩니다. 궁금하시죠?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세상에! 같은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인형처럼 변했어요. 놀랍습니다!” 
홈쇼핑 채널에서 호들갑을 떨며 흘러나오는 코멘트들이 아니다. 케이블채널, 지상파 TV의 정규 프로그램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말들이다. 
TV가 “변신을 시켜주겠다”며 노골적으로 유혹하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 때 눈높이에 어김없이 걸려있는 성형외과병원 광고판처럼 ‘변신’ 전과 후를 극적으로 대비시키며 시청자를 부추긴다. 귀에 대고 하는 은밀한 속삭임이 아니라 노골적인 유혹이다.  
TV도 할 말은 있다.  
안면기형, 부정교합, 돌출형 턱, 고도비만 등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대인활동에서 자신감을 잃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외모의 콤플렉스를 TV가 나서서 해결해준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콤플렉스를 해결할 수 없는 시청자에게 자신감을 회복시키고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주는 것이니 이 어찌 좋지 않을 수 있냐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선정성, 왜곡, 상업성 시비가 끊이지 않는다. 

● “미인이 되게 해드릴게요~”  
메이크오버(변신) 프로그램 중 대표주자는 스토리온의 ‘렛(Let) 미인(美人)’이다. 지난 2011년 첫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인기에 힘입어 현재 시즌4가 방송되고 있다.  
외모 때문에 육체·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출연자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지방흡입수술, 성형, 운동, 식이요법 등을 통해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대대적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메이크오버 쇼’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시즌4는 1~12화까지 평균 0.2%, 최고 0.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케이블계에서도 인기 프로그램의 기준은 시청률 1%라, 시청률 면에서는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이 프로그램의 체감 인기는 시청률을 뛰어넘는다. 
제작진은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일반인 출연자들의 외적인 변신뿐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관계 등 새로운 삶을 위한 내적 변화를 이끌어 내며 진한 감동과 함께 호평을 받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렛미인4’는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優酷)와 투더우(土豆)에서 방송 10회 누적 조회수 2400만 뷰를 기록하며 한국 예능 프로그램 중 다운로드 1위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도 인기다.  
SBS는 지난 5월 ‘백 투 마이 페이스’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10회 이상 성형을 했지만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서 얼굴을 복원을 시켜주는 성형복원 프로그램을 표방했다. 

● 미인의 기준 논란…”불필요한 성형 야기”
방송가 안팎에서는 심각한 기형이나 비정상적인 외모를 교정해주는 것은 명분 있는 의료행위로 볼 수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문제는 그 기준이다. 어디까지가 ‘필요한 성형’일까. 또한 이는 ‘미인’의 기준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성형을 통해 변신한 출연자의 외모가 거의 비슷해진다는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박성희 교수는 “비정상적인 외모로 인해 사회생활이 힘든 사람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성형이 사용되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선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성형프로그램을 싸잡아서 매도할 수는 없겠지만 불필요한 성형을 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성형공화국의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는 방송이 사회적 책임 하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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