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복(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

 

오늘날은 유능한 천재 한 사람이 다수의 인명을 먹여 살리는 지식 집약시대라고 할 수 있다. 과거처럼 물건을 생산하면 모두 소비되는, 기능 중심의 산업사회 패러다임으로는 21C 새로운 발전을 기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젠 생산되어지는 물건 하나하나에도 스토리와 감성이 덧입혀져 시장의 기능이 수요와 공급의 물리적 기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공공선에 기여하는 영역으로 까지 확장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매우 빈약한 나라다. 그러므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하이테크 한 기술 집약과 이에 연동된 수출 중심의 시장전략이 중요하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기 위한 모태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끊임없는 노력이다. 상상력은 글자그대로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무형의 것이므로 이를 현실화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천문학적 비용의 낭비를 감수해야 한다. 또한 실패를 용인해주는 이타적 사회문화 형성이 필요하다.
 실패는 자신의 무지를 깨우쳐 주므로 유용하고 견고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우리속담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있듯이 한 두 번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크게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실패를 용납하는데 매우 인색하다. 정부나 기업에서도 투자는 곧바로 성과로 나타나야 한다. 그래야만 장래가 보장되고 유능한 능력자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와 더불어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는 현대에 있어서, 반드시 투자대비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쉽게 말해 산술적 계산이 맞아 떨어지는 일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지식은 무형의 생산자원이다. 이를 현실화 하는 방법에 있어서 초기비용은 클지 몰라도 공유비용은 거의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 지식은 무한히 솟아나는 물줄기처럼 사고의 기반아래 작용하므로 끝없는 창의적 동력이 발현된다. 그러므로 현대사회에서의 지식은 부와 연결되는 첩경이다.  
 요즈음 세계는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무한경쟁 시대다. 지난날 아무리 찬란했던 문화유산을 가진 국가라 할지라도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작금의 시대적 조류에 편승하지 못한다면 뒤쳐질 수밖에 없다. 지난 과거에 빛나는 연구 업적으로 여러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던 나라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출시되는 각종 신상품의 사용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변화의 몸통조차 가늠할 수 없는 격변의 시기다.
 그런 면에서 지식사회의 특징은 급속한 확장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하며 발전을 구가했던 기업들이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이들 기업에 나타나는 몇 가지 실패 요인을 분석해보면 혁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많은 기업들이 큰 폭의 혁신보다는 부분적 개선을 선택했고 그러다보니 급격한 시대적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져 결국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끊임없는 혁신을 바탕으로 한 창업만이 고용창출의 지름길이 될 수 있고 기업의 생태환경을 튼튼하게 유지시켜 줄 안전 토양이 된다. 자원이 없는 대표적 국가로 이스라엘을 꼽는다. 이스라엘은 혁신적 창업정신을 바탕으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 기업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할 만큼 놀라운 성공을 이룩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본받아야 한다.
 지금은 세계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어서 무엇이든 인위적으로 압박할 경우 시장경제 균형이 깨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처해있다. 또 균형이 무너지게 되면 한순간에 단 방향으로 급속한 쏠림이 발생해 많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혁신은 끊임없이 그리고 시나브로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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