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수습안 마련 속 "심정적 기류변화" 감지돼

탈당 결행 임박설이 돌았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탈당 의사를 접고 당 잔류 쪽으로 '극적 회군'할지 주목된다.

원내대표단이 16일 현 사태 해결을 위한 수습안을 마련, 당내 의견수렴에 들어가는 등 탈당 만류를 위한 전방위적 움직임에 보이며 분위기가 급반전하면서다.

사면초가에 몰려 탈당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든 박 위원장이 원내대표단의 수습안을 지렛대로 유턴을 위한 '출구찾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온 이유이다.

15일 밤까지만 해도 탈당 쪽으로 기우는 듯 했던 박 위원장의 심경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새어나오기 시작한 것은 16일 오전부터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사흘째 '칩거'를 이어갔지만, 휴대전화 전원을 다시 켜고 당 안팎의 일부 인사들과 거취에 대한 의견을 교환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까지 외부와의 접촉을 아예 끊고 연락두절 상태였던데서는 변화가 생긴 대목이다.

박 위원장과 통화한 한 당내 중진 의원은 "박 위원장이 누그러진 것 같았다"며 "기류 변화가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의원은 "박 위원장이 '탈당은 절대 안 된다'는 말에 가타부타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탈당을 감행할 것 같은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당직자들과 원내대표단이 이날 낮 연쇄회동을 통해 탈당 만류를 위한 수습 대책을 내놓으며 당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의원들의 공감대에 의해 후임 비대위원장이 정해지는 대로 박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원내대표직도 세월호법 협상이 마무리되는대로 그 결과와 상관없이 사퇴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른바 '질서 있는 퇴각'을 통해 박 위원장이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준다는 차원이다. 박범계 원내대표는 수습안 내용과 관련, "박 위원장의 분명한 피드백은 없었다"고 말했지만 어느 정도 공감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

소속 의원들 전수조사 결과 이러한 수습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박 위원장이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로 탈당 의사를 접을 가능성에 현재로선 무게가 실린다.

여전히 강경파 일각에서는 원내대표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비상대권을 쥔 사실상의 '당수'가 탈당하는 초유의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는 당내 기류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위원장의 탈당이 현실화할 경우 분당 사태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직전 원내대표인 전병헌 의원도 블로그에 띄운 글에서 "분당을 거론하는 그 어떤 세력과도 단호히 맞설 것"이라며 "탈당과 같은 극단적 결정은 당에도 개인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박 위원장이 이런 결정을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이미 탈당 쪽에 깊숙이 발을 담근 상황이어서 곧바로 마음을 180도 바꿀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결심을 내린 뒤 17일 최종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당 잔류 쪽으로 최종 가닥을 잡더라도 '내상'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탈당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검토하며 당 전체를 혼돈으로 빠트린데 대한 책임론도 두고두고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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