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에서 올리는 결혼식

바야흐로 웨딩의 계절, 가을이다. 인생에 단 한번 뿐인 특별한 날, 새로운 출발선에 선 신랑신부를 돋보이게 해줄 결혼 장소는 어딜까? 최근 일반 예식장 결혼식에 식상함을 느낀 젊은 신랑신부들로부터 개성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종교 시설이 주목받고 있다.

 ●신성하고 경건한 교회 예식

성당과 교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결혼 장소다. 청주 내덕동 주교좌성당, 복대동성당, 사창동성당은 성수기인 봄, 가을에는 5~6개월 전 미리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성당과 교회의 예식은 미사나 예배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해당 종교를 갖고 있어야 한다.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릴 경우 사전에 천주교 청주교구에서 진행하는 가나혼인강좌를 거쳐야 한다.

청주 복대동성당은 4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을 갖고 있다. 여유로운 주차 공간은 청주교구 내의 타 성당과 비교해볼 때 단연 부각되는 장점이다. 성당 예식이라고 잔치국수만 제공되는 것도 아니다. 평신도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뷔페 음식을 제공한다. 신부대기실과 폐백실을 별도로 마련해 예비 신랑신부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했고, 예식 때마다 복대동성당 성가대가 축가를 불러준다. 잔디밭이 잘 조성돼 있어 야외 촬영도 가능하다.

청주 상당교회가 지난 6월 산남동 청주지방법원 민원실 옆에 개관한 ‘크리스찬 하우스’는 다목적실인 아가페홀 내에 결혼식장을 갖추고 있다. 다문화 가정, 저소득층 등에 전기세, 청소비 등 실비만 받고 제공되는 공간으로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 260명(출장 뷔페 식사 시 최대 16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의미 있고 멋스러운 향교 전통 혼례

가마를 타고 입장하는 신랑신부, 합환주와 닭 날리기 등 전통 혼례에서는 요즘에는 쉽게 보기 힘든 다양한 볼거리들이 제공돼 색다른 느낌을 준다.

청주향교에서는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전통 혼례를 치를 수 있다. 주로 야외 결혼식으로 대성전 앞마당에서 치러지며, 우천 시에는 실내에서 열 수도 있다.

향교에서의 전통 혼례는 일반 예식의 사회자 식순인 홀기에 따라 진행된다. 주로 흥겨운 사물놀이로 시작돼 신랑신부가 닭 한 쌍을 날리는 것으로 마무리 짓는다. 하객이 300명을 넘을 경우 오전 1팀, 오후 1팀의 식이 진행되며, 300명이 넘으면 하루 1팀의 결혼식만 치러진다. 꽃가마, 폐백 등 옵션 선택에 따라 비용은 천차만별이나 일반 예식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식사는 잔치국수를 메인으로 20여가지 음식을 한 상에 내는 전통 상차림이 제공된다.

청주향교 전통혼례 담당자 한정훈씨는 “전통혼례 절차 하나하나에는 소중한 의미가 담겨 있다”며 “진행자의 설명에 따라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 신랑신부는 물론 하객 모두에게 잊히지 않는 혼례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식 전 사전 준비 철저해야

종교 시설은 일반 예식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결혼식을 치를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예식 장소로 활용하고 있지만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종교시설에서 예식을 할 경우 꽃 장식, 대관사용료, 신부대기실, 폐백실 등을 사전에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웨딩샵과 연계돼 있어 드레스, 메이크업, 사진 촬영 등 결혼과 관련된 모든 절차가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일반 예식장과 달리 개인적으로 업체를 알아봐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사진 촬영을 할 때도 종교별 예식 순서를 잘 아는 사람이 해야 결혼식에 방해를 받지 않는다.

최근 청주 복대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유림(34·여)씨는 “미사 안에서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축복 속에 결혼하니 행복했다”며 “전례, 주례 사제 등 일반 예식장과 달리 신랑신부가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그런 수고로움과 신경 써야 하는 많은 일 보다 하느님 앞에서 결혼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밝혔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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