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사무부총장' 물러나자 신경전…문희상 "자리 없앨 것"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거취를 놓고 폭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갈등이 이번에는 조직 구성을 둘러싼 계파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다시 분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 조직을 주무르는 조직사무부총장이 물러난 것이 단초가 됐다.

당 관계자는 5일 "(임명권자인)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이 물러난 뒤 정무직인 강래구 조직사무부총장은 다른 당직자들과 달리 재임용되지 않아 사실상 자동 사퇴처리 됐다"고 밝혔다.

조직사무부총장은 당규상 사무총장, 윤리위원장과 함께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자리다.

조강특위는 각 지역위원장 선정을 좌지우지하고, 지역위원장은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대의원 선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조강특위 구성에서부터 당권을 노리는 계파별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일각에선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조기 사퇴도 결국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 전 부총장을 임명한 데 대해 주요 계파들이 반발한 탓이라는 분석까지 제기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에서는 아예 이 자리를 비워 분란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고, 그 업무는 윤관석 수석사무부총장이 승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비대위 체제 하에서는 수석사무부총장 말고는 그런 자리(조직사무부총장)는 없을 것"이라며 "애초부터 필요가 없는 자리"라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조강특위를 곧 구성해야 하는데 계파 간 나눠먹기가 아니라 공정하게 할 것을 하늘에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중도파들이 최근 비대위 구성에서 소외됐다며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조강특위나 전대준비위원회, 당무위원회 구성에서 그들 몫을 대변해야 한다면 분명히 할 것"이라고 약속하는 등 계파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애를 쓰고 있다.

실제로 문 위원장은 중도파 참여 보장의 일환으로 꾸준히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게 비대위 참여를 권유하고 있다.

전날도 김 전 대표에게 비대위에 참여해 달라고 부탁했으나, 김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와 함께가 아니면 참여하지 않겠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오는 9일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범친노(친노무현)와 중도 진영의 대결 분위기로 흐르는 있는 만큼, 원내대표 선거와 조강특위 구성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계파전쟁이 조기에 점화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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