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진천종박물관서 ‘포석 조명희 학술 심포지엄’ 개최

조명희의 소설 ‘낙동강’은 카프 일각에서 말하는 2기적인 방향 전환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기보다는 조명희의 독특한 공동체적 유토피아 지향성이 드러난 작품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8일 오후 2시 진천종박물관 주철장전수교육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3회 ‘포석 조명희 학술 심포지엄’에서 방민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조명희 단편소설 ‘낙동강’과 최인훈 소설 ‘화두’’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이와 같이 강조했다.
방 교수는 “낙동강에 등장하는 로사가 고국을 떠나 갈 곳은 남북 만주, 노령, 북경, 상해 등지일 것인 바, 작가 조명희는 작중 로사의 현실태였다”며 “그는 비록 빼앗긴 땅을 떠나 사회주의 소비에트로 나아갔지만 적어도 ‘낙동강’이 가리키는 작가의 이상은 레닌이즘적인 목적 의식의 신화라기보다는 강과 민요가 상징하는 원초적 공동체의 삶”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인훈의 ‘화두’와 조명희의 ‘낙동강’이 공유하는 것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꿈을 간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며 “그러한 맥락에서 조명희나 최인훈의 작품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제를 한 이미순 충북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조명희의 희곡, ‘김영일의 사’의 독백에 대한 고찰’ 주제 발표를 통해 이 희곡 작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독백에 대해 고찰했다.
이 교수는 “조명희가 남긴 희곡은 두 편인데 그 중 ‘김영일의 사’는 극예술협회에서 처음 공연한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며 “이것은 한국에서 근대극 운동을 기치를 올려 처음으로 신극을 상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근대적 개인의 자각을 주제로 삼고 있는 이 작품에서 자아 각성의 문제를 드러내는 데 독백은 매우 효과적이었다”며 “자아의 각성이라는 주제를 계몽하는 효과적인 장치가 됐고, 관객으로부터 정서적 감응을 자아내는 데도 유효했다”고 주장했다.
주제 발표 후에는 노창선 한국교통대 교수를 좌장으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김태하 아동문학가, 오계자 소설가, 오만환 천안 한마음고 교장(시인), 정연승 소설가가 토론에 참여했다.
심포지엄을 주최한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은 “이렇게 철저하게 접근하는 학자들이 있음으로서 묻혔던 포석 선생에 대한 발견들이 이제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될 것이라는 큰 기대와 희망을 갖는다”며 “부디 이 행사가 거듭되면서 포석 조명희 선생의 진면모가 밝혀졌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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