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수(편집국 대전지역담당 부장)

정래수(편집국 대전지역담당 부장)

최근 들어 대전시의 주요 현안사업들이 줄줄이 좌초하거나 차질을 빚으면서, 속도감을 보여야 할 대전시정이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한 마디로 내우외환의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대전시가 이 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대전시의 지휘부가 과연 현재의 위기적 국면에 대해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인지, 어떤 지향과 해법을 찾고 있는 것인지 불투명하다.
다른 시·도의 경우 민선 6기 본격 시작인 올해 들어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는 호남KTX 서대전 경유문제와 엑스포과학공원 재개발사업 등 현안사업이 무산되거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시정 운영의 동력을 잃고 있다. 충분한 검토와 당위성을 확보하지 못한 ‘호남선 KTX의 서대전 경유문제’는 시종일관 조용한 대응을 견지해오다가 좌절됐고, 엑스포과학공원 재개발 사업으로 추진하는 사이언스콤플렉스 조성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약속한 500억원 투입이 불투명해지면서 공공성과 과학성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미래부와 양해각서 체결당시 지원금을 받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명문화하지 못했고, 이후에도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은 채 미래부의 입만 바라본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대전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은 지난달 법원이 사업 후순위협상대상자가 대전도시공사를 상대로 낸 사업이행협약 무효확인 소송에서 후순위협상대상자쪽의 손을 들어주면서 사업추진이 사실상 중단되는 돌발 상황이 빚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악재가 겹치고 있는 것이다.
내부상황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더욱 불투명하고 걱정스럽다. 권선택 시장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마다 진행되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렇게 권 시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에 참석하면서 대전시정의 존재와 권 시장의 리더십은 찾아보기 어렵다. 배가 흔들리는 데 선장의 역할이 뚜렷하지 않는다는 게 대전의 현실이다. 그리고 오늘. 권 시장에 대한 검찰 구형이 이뤄질 예정이다. 파장이 심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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