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혁

어느날 나무는

바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몸을 털었다

 

지난 폭설에 부러진

막내가지의 생채기가 몹시 안쓰러웠고

무엇보다 이제는

맘대로 안되는 체온조절이 버겁다

 

언젠가 돌아올 날을 기다리는

 

그의 오랜 빈자리가 무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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