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원

TV에서는 좌파 드라마가 버젓이

방영 중이다 주인공은 가난한데

예쁘고 밝고 티 하나 구김살 하나 없는데

있는 집 자식들은 하나같이 없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나이 많은 사람들한테까지

함부로 하는데 꼬일 대로 꼬여 막장으로

막장으로 치닫는데 더군다나 회장님은

나쁜 년놈들 꼬임에 빠져 착한 사람

가난한 사람들을 오해하고 회장님은

원래 편견이 없으신 분인데 회장님이

아시면 다들 경을 칠 덴데 없는 사람 착한

사람 수수하게 차려입은 평사원 인턴

사원 임시 직원은 곤경 속에서도 있는 사람

잘 나가는 사람 쫙쫙 빼입은 이사님

실장님 본부장님께 휘둘리지 않고 꿋꿋하게

또박또박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데 해고

위협과 모략과 계략에 계속 골탕을 먹으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는데 이것은

무엇을 빗댄 것인가 우리에게 무슨

암시를 주는 것인가 무슨 교훈을

주는 것인가 어쩌라는

어쩌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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