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익

송판에 박힌 못을 뽑는다

나뭇결을 꼬옥 쥐고 있는 못

오래된 눈물처럼 쉬 뽑히지 않는다

장도리 쥔 손에 힘을 주자 툭,

못대가리만 부려져나온다

슬픔을 잘게 쪼개듯

못이 박혔던 결따라 송판을 쪼갰다

번데기처럼 드러나는 못

못을 감싸고 있던

나무 둘레에 녹물이 배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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