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새누리당은 9일 의원총회에서 일종의 예비선거제도인 '국민공천제'(오픈 프라이머리)를 내년 제20대 총선부터 적용키로 했다.

의총에서는 새누리당만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할 경우 역선택과 당비를 내는 책임 당원의 권리가 유명무실화된다는 등의 우려가 제기됐으나 일단 정식 표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박수로 이를 추인했다.

새누리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을 위해 새정치민주연합과 협상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 가동 중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무성 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당 민주주의의 시작은 공천권 행사를 국민에게 돌려 드리는 것에서 시작된다"면서 "오늘 야당이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기로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나는 당대표가 돼 당권의 '권력 권'(權) 자를 없애겠다고 약속했고, 이 약속이 지켜져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상 오픈프라이머리는 완전국민경선제를 의미하나 새누리당은 공천권을 국민에게 부여한다는 의미로 국민공천제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이날 혁신위가 마련해 의총에 보고한 오픈 프라이머리안은 공직후보자 우선 추천지역인 이른바 '전략공천'을 없애고, 선거권을 가진 모든 유권자가 참여하는 예비선거를 통해 후보자를 결정토록 했다.

예비선거는 선거일 전 60일 이후 첫 번째 토요일에 실시하게 된다.

경선에 불복해 탈당한 뒤 무소속 후보로 등록할 경우 등록을 무효로 하고, 선거일 기준으로 5년간 복당도 금지토록 했다.

현역 의원이 유리하다는 문제지적을 고려해 당협위원장은 예비선거일 전 180일까지 사퇴하고, 국회의원 선거의 예비후보자 등록 시점을 현행 선거 120일 전에서 1년 전으로 변경토록 했다.

이와 함께 비례대표의 6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고, 지역구에서도 여성 비율을 30% 이상으로 규정해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선거보조금을 감액토록 했다.

여성과 장애인은 경선에서 본인 득표 10∼20%의 '디딤돌 점수'(가산점)를 부여할 계획이다.

이어 새누리당은 지역주의 완화를 위해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중복 추천을 허용하는 석패율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여전히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한 당내 반발이 있는 데다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해 야당이 반대할 경우 실제 제도 도입으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어 새누리당은 국회 개혁 방안으로 모든 의사일정을 1년 단위로 사전에 정하고, 임시국회 중에도 연간 30일 이내에서 국정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당원협의회(구 지구당) 사무실 설치를 허용하되 자원봉사자를 활용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