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장비 보고서 허위 작성 지시·배임 혐의

(동양일보) 통영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황기철(58) 전 해군참모총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통영함 장비 관련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으로 황 전 총장을 구속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황 전 총장은 2009년 통영함 장비 납품사업자 선정 당시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소장)으로 재직하며 성능이 미달한 미국계 H사의 음파탐지기가 납품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H사는 음파탐지기의 성능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해당 장비가 군에서 요구하는 작전운용성능을 충족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황 전 총장은 직속 부하로 방사청 상륙함사업팀장이었던 오모(58) 전 대령에게 H사의 장비가 평가항목을 모두 충족했다고 허위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해 최종 납품계약 체결까지 이르도록 한 책임이 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해당 장비는 2013년 12월 운용시험평가에서 뒤늦게 전투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작년 12월 결국 계약이 해지되면서 38억원의 혈세가 낭비됐다.

오 전 대령은 작년 10월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로 구속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으며 이번에 황 전 총장과 같이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현재까지는 H사와 황 전 총장, 오 전 대령 간 금품 거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해군참모총장으로 있던 정옥근(63)씨의 개입 여부도 들여다보려 했으나 황 전 총장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수사 범위를 확대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총장의 해군사관학교 동기인 김모씨가 H사 장비 납품의 브로커로 활동하며 황 전 총장과 오 전 대령을 만난 정황이 있는 만큼 관련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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