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촛불집회 양상 나타나…차벽은 질서유지선의 일종"

(동양일보)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18일 열린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회에서 벌어진 충돌에 대해 "불법을 넘어서 폭력 집회로 변질해 2008년도 광우병 촛불집회 양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구 청장은 20일 서울 종로구 사직로 서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불법·폭력 행위자를 색출해 사법처리하고 경찰차량의 피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 참사 1주기 애도기간 세월호 참사 대책회의가 추모 행사를 11일과 16, 17, 18일 총 4회를 했는데 순수한 집회는 17일 추모 문화제밖에 없었고 나머지 두 행사도 불법 집회로 변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최측은 18일에는 집회 신고는 했지만 행진은 따로 신고하지 않았고, 나머지 세 집회는 아예 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16일 세월호 참사 1주년 행사 때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분향소가 있는 광화문광장으로 가는 것을 차벽으로 막은 데 대해 "순수하게 분향만 하려 했다면 허용하려 했지만 시위대가 태평로로 한꺼번에 진출하려 한다는 정보보고를 받고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구 청장은 경찰이 최근 집회 때 차벽을 남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차벽은 집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운용하는 질서유지선의 일종"이라며 "경찰 병력으로 시위대를 직접 막으면 직접적인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차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18일 집회 때 광화문 현판 근처에 세월호 유가족이 모이자 경찰이 차벽을 둘러쳐 이들이 보이지 않게 해 시위대를 자극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도 쏟아졌다.

이에 대해 구 청장은 "일부러 시위대를 자극하려 한 것이 아니며, 당시 시위대가 합류하려 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한 현장 지휘관이 합리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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