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식 구성 ‘호평’ 5월 16일 ‘지용제’서 시상식

 

(옥천=동양일보 김묘순 기자)27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로 이근배(75·사진) 시인의 ‘사랑 세 쪽’이 선정됐다.

1960년대 초 4개 중앙지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 시인은 지용제가 충북도 유망축제로 지정받아 지난해까지 1000만원이던 상금이 2000만원으로 상향조정된 금액을 받게 되는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당선작 ‘사랑 세 쪽’은 옴니버스 스타일의 구성으로 ‘말더듬이’ ‘호박꽃’ ‘대낮’이 소제목을 이뤄 3편의 시가 하나가 된 것으로, 심사위원인 고은(시인), 김재홍(문학평론가), 유자효(시인·지용회장), 정희성(시인)씨가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배 시인은 “1950년대 정지용 선생이 입었던 루바시카 양복을 1000원 주고 맞춰 입었을 정도로 정지용 시인은 내게 우상이었다”며 “한창 문학에 빠져있던 1958년 ‘정지용시집(1935년 발간)’을 어렵게 구해 닳도록 읽었던 기억 때문에 정지용 시인을 사랑해 이번 상은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지용 시인의 시는 애써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낭송하게 되는 최고의 작품”이라며 “정지용 시인처럼 역사의 오랜 담금질을 통해 모국어의 아름다움으로 빚어낸 깨우침을 주는 시를 쓰겠다”고 밝혔다.

유자효 시인은 심사평을 통해 “이 시인은 그간 화려한 수사와 웅변조의 서사적인 시를 많이 썼는데 당선작인 ‘사랑 세 쪽’은 서정의 진수를 보여주는 수작”이라며 “그의 빛나는 순수 서정이 시의 동력임을 이번 수상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5월 16일 오후 3시 옥천 상계공원 상설무대에서 열리는 28회 지용제 본행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1회 지용문학상은 정지용의 추천에 의해 문단에 오른 박두진 시인이 받았고, 이후 김광균·박정만·오세영·이가림·이성선·이수익·이시영·오탁번·유안진·송수권·정호승·김종철·김지하·유경환·문정희·유자효·강은교·조오현·김초혜·도종환·이동순·문효치·이상국·정희성·나태주 시인이 수상했다. 심사는 한 해 동안 발표된 중견 시인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작품성과 낭송하기 좋은 시를 선정한다.

 

 

 

- 사랑 세 쪽

말더듬이

말더듬이가 되고 싶어요

어머니

사랑 앞에서는

더더욱,

 

호박꽃

꿀을 따러 들어온

벌이 남기고 간

고 다디단 것

쪽!

 

대낮

꽁지가 붙은

잠자리 한 쌍

허공에 떠 있다

 

암컷 부르는

매미 울음 들끓는

대낮.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