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논설위원 / 청주대명예교수)

박종호(논설위원 / 청주대명예교수)

한국 교통체계 대변화의 효시가 될 호남고속철도 오송역이 지난 4월 2일 개통되었다. 한국 교통사에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일이다. 분기역 결정까지 12년, 역사적인 개통식까지 9년, 장장 21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낸 금자탑이다. 그래서 더욱 감개가 무량하다. 국토의 효율성을 극대화 시켜야 할 책임이 있는 중앙부처인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국토에 대한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면서 그릇된 대안을 옳은 대안으로 착각하는 제2종의 정책오류를 거듭 범하고 있는 것(천안을 분기역으로 관보에 게시 및 건교부의 최종안으로 명시)에 대하여 충북도민은 이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궐기하였고 ‘오송 분기역 유치위원회’라는 민간 사회단체를 조직,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충북선을 주축으로 하는 ‘X축 논리’를 개발, 이를 정부에 제시, 수용토록 하는데 전력투구하였다. 급기야 중앙정부(그 당시 건설교통부, 현 국토교통부)는 전문가들로 구성하는 분기역 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준을 정하여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선택하도록 조정되었고 심의과정에서 충북선을 주축으로 하는 X축의 논리가 최선의 노선으로 인정되어 오송 분기역 결정이라는 쾌거를 이루게 되었다. 공사가 시작된 지 9년 만에 대장정을 마치고 개통식을 갖게 되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첫째, 오송 분기역의 유치는 유치위원회 소속 학자들이 발굴해낸 ‘X축 논리’의 승리이다. 교통은 연결성과 접근성이 생명이다. 전 국토를 연결할 수 있는 경부 ? 호남고속열차를 건설하면서 지리적으로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 중부권에서 오늘도 동서를 횡단하면서 기적소리를 내며 달리고 있는 충북선과 연결할 수 있는 노선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것은 교통의 ABC(기초)이고 상식이다. 부산발 경부와 목포발 호남 고속철도가 오송을 분기점으로 하여 한 축은 충주, 제천, 원주 등을 지나 강릉으로, 동토의 땅인 북이 개방되면 북녘을 거쳐 시베리아철도와 만나고 다시 프랑스 파리를 거쳐 해저 터널을 통하여 런던으로 달리고, 다른 한 축은 서울을 지나 신의주를 거쳐 중국의 베이징으로 달리는 꿈의 환상열차시대를 개막하게 됨으로써 유라시아시대의 개발과 동북아의 르네상스시대를 개막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오송 분기역의 유치는 순수 민간사회단체가 정치의 논리로 오류를 반복하고 있는 중앙정부의 교통정책을 교통의 본질과 원리에 맞게 바로 잡은 쾌거이다. 국민의 건재함과 민의의 숭엄함을 입증한 것이고 충북인의 기개와 자존심 등을 한껏 높인 충북인의 자랑이고 긍지이다. 충북인 다운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잠재력을 내외에 과시한 것이다.
셋째, 충북은 오늘의 호남고속철 오송역 개통을 계기로 강릉축의 철도고속화 건설을 추진하여 시베리아와의 연결을 준비하고 서울을 통과, 베이징과 연결할 수 있는 경부고속철도축을 추진함으로써 X축의 논리를 완성하는데 진력하여야 한다. 그렇게 될 경우 이곳 오송은 한국 교통의 허브(중심지)임은 물론 지구촌시대의 세계화전략의 센터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게 될 것이다.
이 시간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 표현한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 구절이 떠오른다. ‘오송 분기역’이라는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충청북도의 도민들이 소쩍새가 된 것이다. 20여 년 간 화산보다 더 뜨거운 정열을 쏟아 오송 분기역의 시대의 막을 연 것이다.
탄환열차라는 호칭의 새로운 교통의 총아로 부상된 고속철도의 분기역이 오송에 유치된 것은 충북으로 하여금 도약의 주춧돌을 놓게 된 것이고 약속의 땅으로서의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제 오송역은 분기역 확정이라는 제1막, 개통이라는 제2막을 지나, 경부와 호남의 분기역으로서 X축 논리를 완성하는 제3막의 시대를 개막하여야 한다. 오송 분기역 유치위원회를 오송 분기역 발전위원회로 바꾸고 충청북도 및 청주시 등 민관이 하나가 되어 ‘고속철도 꿈의 X축’을 완성하여야 한다. 이는 충북의 몫이다. 오송역 개통을 충북발전의 분수령으로 삼아 충북의 지평을 더욱 넓고 찬란하게 확장시켜야 한다. 국토재창조의 기수로서 자리매김하여야 한다. 이것이 호남고속철 오송역 개통이 갖는 의미이고 가치이며 오송 분기역이 추구하여야 할 비전이고 미래이다.
호남고속철 오송역 개통 만만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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