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격리 치료중 …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

(동양일보 정래수 기자) 대전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격리치료를 받던 80대 남성이 숨졌다.

4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6분께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돼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아오던 A(83)씨가 숨졌다.

A씨는 지난 2일 메르스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전날 채취한 검채를 토대로 한 2차 검사(4일 판정)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숨진 대학병원은 대전 첫 메르스 확진 환자가 지난달 28∼30일 6인 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곳이다.

A씨는 폐렴으로 지난달 9일부터 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던 중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과 한 병실을 사용해 지난달 30일부터 격리돼 왔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과 한 병실을 썼다가 격리돼 치료받아 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전에서 메르스 의심 환자가 숨지고, 확진 환자가 6명으로 늘어나면서 지역 사회에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일부 시민은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휴대하고, 대중교통 대신 자가운전을 하며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오전 시청과 정부청사 등 행정기관은 물론 경제·교육 등 각종 기관이 밀집해 있는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출근길을 재촉하는 시민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각종 행사도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전시는 5일 열 계획이던 환경의 날 행사와 8일로 예정된 저소득층 순천 기차여행, 13일로 예정된 시민 아침 동행 행사를 취소했다. 6일 현충일 추념행사는 예정대로 열기로 했지만 18일로 예정된 권선택 시장 취임 1주년 기념 ‘시민과의 대화’와 8일부터 12일까지 시내 51개동 1700명이 참여할 예정이던 시민합창제, 16일부터 30일까지 예정된 청소년연극제 등은 무기한 연기됐다.

유성구도 오는 19일 계획됐던 18회 유성온천 단오제 행사를 취소하는 한편 이달 중 열릴 예정이던 구청장기 게이트볼대회와 승마대회도 하반기로 연기했다.

지역 대학가도 메르스 확산 차단을 위해 휴강에 들어갔다.

환자가 발생한 병원 인근에 있는 대전과학기술대학교는 지역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이날부터 재학생 4500명 전원에 대해 조기 방학에 들어갔다.

대전대는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전 교과목에 대해 휴강을 하기로 했다. 배재대도 메르스 예방조치로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1주일간을 자율학습기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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