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성 전 회장 공천 도움 요청 들어주지 못해 안타깝다"

▲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동양일보)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8일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낮 12시43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금품거래 의혹을 묻는 취재진에 "(그런 일이) 없다. 전혀 문제 없다"며 "국민이 한 점 의혹을 갖지 않도록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왜 저를 지목했는지 저도 가슴 칠 일인데 이해가 안 된다. 리스트 속 다른 인물은 한 번 거론됐지만 난 두 번 거론돼서 그런 거 아닌가,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성 전 회장으로부터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건 관계나 공천 관계 등과 관련해 여러가지 도움을 요청받았지만 하나도 들어주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으로부터 2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체포됐다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근식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사무총장 시절에 복도나 여의도에서 마주친 적은 있다. 그분이 김씨라는 점은 나중에 알았다"고 답변했다.

홍 의원은 "겸손하게 조사를 받겠다. 자료도 준비해 왔다"며 12층 조사실로 향했다.

특별수사팀은 홍 의원을 상대로 성 전 회장과 여러 차례 만난 목적, 금품 수수 의혹 등을 집중 조사중이다.

홍 의원은 성 전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의혹에 휩싸여 있다. 성 전 회장이 사망 전 남긴 메모(성완종 리스트)에는 '홍문종 2억'이라고 적혀 있었다.

성 전 회장은 또 언론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때 홍문종 의원 같은 경우가 본부장을 맡았다. 제가 한 2억원 정도 현금으로 줘서 조직을 관리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출석전 특별수사팀의 서면조사를 받았다.

홍 의원과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 부산시장, 허태열·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등 리스트 속 정치인 6명이 검찰의 서면질의서에 답변서를 보냈다.

8명의 리스트 속 인물 중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총리는 서면조사 없이 직접 소환됐다.

검찰 관계자는 "서면으로는 의혹 해소가 어렵거나 비효율적이면 소환한다"며 "홍 의원이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특별수사팀은 홍 의원의 금품거래 의혹을 김근식씨의 2억 수수 혐의와 별개 사안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고 조사된 시점은 2012년 3월로, 성 전 회장의 대선 자금 제공 의혹과는 시기상 무관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별도의 단서를 토대로 홍 의원의 금품거래 의혹을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성 전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흐름이나 홍 의원과 성 전 회장 사이의 접촉 기록 등이 단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전후한 때도 성 전 회장이 선거자금을 지원하거나 공천 명목의 금품을 제공할 만한 시점일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자료를 모아 왔다. 홍 의원은 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의 금품제공 의혹은 여러 시점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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