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윤두현)가 IPTV와 인터넷 등을 '공짜'라고 광고하는 이동통신사업자의 결합상품 마케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협회는 23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결합판매 제도 개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이동통신 상품에 가입하면 '방송 공짜' '인터넷 공짜'를 내세우는 허위·과장 마케팅이 미디어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협회는 이날 소비자가 받는 혜택을 축소하지 않으면서도 공정 경쟁이 가능한 방안으로 '결합상품 구성별 동등비율 할인'을 제안했다.

    협회는 "현재는 결합할인 상품 가입자에게 IPTV 등 유료방송 상품 가격에 맞춘 금액을 일괄 할인하고 있는데, 이를 휴대전화·인터넷·방송 요금에 일정 할인율을 동등하게 적용하는 방식인 '동등 할인'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는 이용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고지하고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최소한의 규제이자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윤두현 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간담회에서 "방송은 문화상품으로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산업임에도 '이동통신과 결합하면 공짜'라는 식의 허위 과장 마케팅으로 플랫폼과 콘텐츠산업까지 병들어 가고 있다"면서 "공정경쟁을 유도해 방송통신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복원시켜 이용자 후생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수 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절실하지만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시간을 시일을 더 소비할 경우 유선 방송은 '공짜' '무료' 상품으로 고착화될 것"이라며 "'동등 할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유선상품에 대한 최소한의 비용을 지불한다'는 인식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내놓은 '통신시장 경쟁 상황 평가' 자료를 보면 2008년 37.8%에 달하던 케이블TV 사업자의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이 2013년 17.9%로 떨어진 반면 SKT·KT 등 통신사업자의 결합상품 가입자 점유율은 62.2%에서 82.1%로 크게 늘었다.

    협회는 2007년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시장지배력이 있는 사업자에 대한 결합상품 구성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통신사업자가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유료방송 상품을 결합하면 인터넷이나 방송 상품을 공짜로 제공하는 마케팅을 펼쳤고, 거대 이동통신사가 가지고 있던 이동통신 시장에 대한 지배력이 방송통신 시장까지 전이되면서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특히 "SO의 가입자 수·매출액 등 외형은 일부 감소 수준이지만 2013년 개별 SO의 영업이익 감소율이 33.8%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수익성을 희생해 점유율 하락을 방어하고 있는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이동통신 결합상품 대응이 어려운 사업자들은 극심한 점유율 감소를 겪거나 퇴출당할 우려가 있다고 협회는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종삼 SO협의회장, 하동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협의회장,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 유정석 현대 HCN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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