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작은 어감의 차이도 의미의 차이는 크다는 뜻이다. 그런데 너 전달법과 나 전달법은 말하는 주체가 다른 어법이다. 단순하기는 하지만 주체가 다른 만큼의 큰 효과를 준다.

You Message(너 전달법)는 너/당신으로 시작되는 말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격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하여 더욱 방어적이 되게 만든다. 귀를 막아버리거나, 자기 변호에 급급하거나, 반박을 주로 하거나, 그 자리를 피해버린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않고 타인의 눈에 티끌만 보기 때문에 지적하고 또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나무라고 질책한다. 문제가 생기면 끊임없이 남의 탓을 한다. 언제든지 명령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과거형의 사람과 이기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이 이 전달법을 주로 쓴다. (마르틴 파도바니/권은정, ‘상처받은 관계의 치유’) 잔소리와 궁싯거리는 말은 100% 너 전달법이다.

 

▶너 전달법의 예 (과거형)

예1. 전화 받을 줄 몰라 왜 전화를 안 받아. 귓구멍이 막혔어.

예2. 담배 좀 피우지 마, 당신 때문에 온 집안이 담배 냄새야.

예3. 술 좀 그만 마셔. (웬수야).

예4. 으유, 내가 못살아. 당신만 들어갔다 오면 화장실이 더러워.

예5. 신문 그만 보고 내 말 좀 들어요.

예6. 게임 좀 그만 할 수 없어? 꼭 미친 놈 같아. 당장 컴퓨터 꺼, 끄라구.

 

I Message(나 전달법)는 나의 생각과 느낌을 상대방이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대가 내 말에 동의하고 말고는 큰 문제가 안 된다. 그가 내 생각과 감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나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나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나 자신을 통제하고, 내가 표현하고 느끼는 것에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을 의미한다. 자부심, 자신감, 자존감을 전달하는 방식. 나 전달법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변명거리를 찾게 만들기 보다는 내 말을 더 열심히 듣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나로 시작하는 표현이 덜 위협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현재형의 사람, 배려심이 깊은 사람, 긍정적인 사람이 이 전달법을 주로 쓴다.(마르틴 파도바니/권은정, ‘상처받은 관계의 치유’) 겸손한 마음으로 뉘우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드리는 기도는 100% 나 전달법이다.

 

▶나 전달법의 예 (현재형)

예1, 무슨 일이 있었어? 통화가 안 되니 답답하더라.

예2, 나는 당신 입에서 담배 냄새를 맡을 때마다 당신 건강이 걱정 돼요.

예3, 술을 많이 마신 모양이네, 꿀물 좀 타 줄까? 술에는 장사가 없다고 했어요. 당신은 가족을 위해서 술을 마신다고 하지만, 여보 나는 당신이 매일 술을 마시니 당신 건강이 더 염려가 돼요.

예4, 당신의 소변이 변기에 묻어 있으니까 변기 보기가 좀 그래. 당신이 소변 누는 방식을 좀 바꾸거나 집중해서 소변을 봤으면 좋겠어. 그래야 다른 가족도 기분 좋게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예5, 내가 말할 때 당신이 신문 읽고 있으면 우리 사이에 단단한 벽이 쳐진 것 같아요. 나는 당신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예6, 네가 게임만 하고 있으니 엄마 마음은 안타깝고 답답하고 슬프구나. 너는 할 수 있어. 게임하는 시간을 줄이고 운동을 좀 해 보는 게 어떻겠니?

<권희돈 청주대 명예교수>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