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서 전국 110개 학군단 8600여명 하계 입영훈련

▲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대한민국 초급장교를 꿈꾸는 전국 110개 대학 학군단 3학년(55기)·4학년(54기) 학군사관 후보생들을 대상으로 14일 열린 하계입영훈련에 참가한 여후보생이 매서운 눈빛으로 훈련을 받고 있다.

(괴산=동양일보 하은숙 기자) 충북 괴산에 있는 육군학생군사학교는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 속에서도 대한민국 최정예 초급 장교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우렁찬 함성과 열기로 뜨겁다.

일렬로 방독면을 착용한 여 후보생들이 숨을 죽인채 화생방실 안으로 들어갔다.

방독면을 착용했지만, 안으로 가스가 조금씩 새어 들어오면서 눈 주위로 조금씩 통증이 몰려왔다.

곧바로 정화통을 교체하라는 교관의 지시가 떨어졌다. 여 후보생들은 지시에 따라 방독면에 달린 정화통을 손으로 떼 냈다.

머리 위로 손을 들어 올리자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가스가 순식간에 얼굴로 전해졌다.

허둥지둥하는 후보생들이 몇몇 있었지만, 동기들의 도움을 받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화통을 교체했다.

결국, 무사히 화생방실을 빠져나온 여 후보생들은 고통스러운 표정 속에서도 한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감이 피어났다.

이 뿐이 아니었다. 건물 진입, 분대 방어 등 남성들도 힘겨워 하는 훈련들도 우렁찬 함성과 함께 거뜬히 소화해냈다.

정현지(21·대전대학교) 후보생은 "장교 후보생으로서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힘들지만 훈련을 즐기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또래 여대생들처럼 쉬면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훌륭한 장교가 되기 위한 밑거름을 쌓기 위해 여름방학도 기꺼이 포기했다고도 했다.

이민정(23·상명대학교) 후보생은 "친구들은 무더위를 피해 휴가를 갔지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육군장교후보생으로서 훈련을 받는 것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피할 수 없다면 즐기겠다는 생각으로 훈련받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학생군사학교는 전국의 110개 대학 학군단 소속 학군사관 3·4학년 후보생 86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29일부터 오는 8월21일까지 2개조로 나눠 하계입영훈련을 하고 있다.

여 후보생은 전체의 5.5% 480여명이다.

육군학생군사학교 관계자는 "후보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훈련을 하고 있다"며 "여 후보생들 역시 남자 후보생들과 같은 수준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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