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구진 "결정 잘 못하는 사람은 뇌 부위간 신호흐름 부족"

▲ 이마 아랫부분인 전전두엽피질(노란색 부분)과 귀 바로 윗부분인 두정엽(파란색 부분) 사이의 정보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음식 주문과 같은 선호도를 기반으로 한 선택을 할 때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취리히대 제공.

(동양일보) 사람들이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이런 결정력에서 사람들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고민하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뇌에서 선호도 등을 관장하는 부위들 사이에 신호 흐름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대의 신경경제학자 크리스티안 루프 교수팀은 21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서 선호도를 기반으로 한 선택을 할 때 결정을 단호하게 내리지 못하는 사람은 뇌 전전두엽피질과 두정엽 간의 신호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실험결과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자신의 선호도를 기반으로 선택할 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매우 흔한 현상이다. 하지만 '멜론과 체리 중 어떤 것이 큰가?'처럼 감각 정보와 관련한 결정에서는 이런 고민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루프 교수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선호도 기반의 선택을 하도록 하고 머리에 부착하는 전극을 통해 특정 뇌 영역을 자극하는 실험으로 뇌 부위별 활성도와 뇌 부위간 신호 흐름을 측정했다.

실험참가자들은 자신들의 뇌가 자극을 받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음식과 관련한 선호도 기반의 선택과 감각 정보와 관련한 선택을 했다.

그 결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한 결정의 정확성과 안정성은 뇌 부위의 활성화 정도뿐만 아니라 뇌에서 선호도를 관장하고 공간적 방향, 행동 계획 등과 관련이 있는 두 부위 사이의 신호 흐름에 좌우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루프 교수는 "이마 아랫부분인 전전두엽피질과 귀 윗부분인 두정엽 사이의 신호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선호도와 관련된 선택에서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감각 정보를 기반으로 한 결정을 할 때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인위적으로 뇌 부위 간 정보 흐름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결정력을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 연구 결과는 앞으로 뇌질환의 여파로 충동 또는 결정 장애 등을 겪는 사람들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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