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숙 청주보훈지청 보상팀장

 

얼마 전 70주년 광복절이 있었다.

70주년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학생들이 함께 영화 관람을 실시하기도 하였고, 시민들이 직접 대형 손도장 태극기 만들기 체험도 하는 등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광복 70주년에 대한 이야기들이 축제처럼 울려 퍼졌다.

국민들에게도 그러하듯이 국가보훈처에서도 광복 70주년은 축제와도 같은 해이다.

국가보훈처 직원들은 언제나 국가유공자들의 공훈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 해 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이렇게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여러 곳에서 국가유공자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시니 직원들은 바쁘지만 그만큼 더 보람을 느끼고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마냥 아름다운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서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가끔씩 접할 수 있었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한 국가보훈처의 직원으로서 마음이 무겁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고 있으나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구나, 더 열심히 해야 하겠구나 하고 다짐을 한다. 우리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우리의 의지만 가지고 모든 것이 다 잘 되기는 어렵다. 예산이나 인력 등 현실적으로 한계에 부딪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 예산을 보았을 때에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보훈처의 예산은 국가 전체 예산의 1.8%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국가 전체 예산의 3.7%, 호주의 경우도 국가 전체 예산의 3%를 쓰고 있다. 만약 우리에게 예산이 좀 더 주어진다면 보상금을 좀 더 지원 해 드릴 수 있고 국가유공자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어 드릴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담당 공무원이 28만여 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국가보훈처의 공무원은 현재 1300여 명 정도에 불과하다. 청주지청에서도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업무를 맡고 있는데 이것은 업무의 질적인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국가보훈처는 차관급 조직에 머무르고 있으나 선진국은 대부분 장관급 조직이어서 다른 나라와의 외교활동을 할 때에도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장관급 조직으로의 격상이 시급하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국가유공자에 대해 좀 더 중요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나라를 빼앗기고 이를 되찾기 위해 희생하신 분들, 전쟁이 발발하여 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있는 국가라면 더더욱 이 분들이 명예롭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는 게 후손된 우리들의 의무이다

그렇게 된다면 분단된 국가이자 언제라도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대한민국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서도 국가와 국민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며 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국가유공자를 진정으로 존경 해 드리고 예우 해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안전과 행복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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