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교사·사회운동가들, 집필 '비지땀'

(아산=동양일보 서경석 기자) 인구 30만명의 아산시가 상생과 협력이 가능한 '착한' 사회적경제를 확장시키기 위해 직접 교과서를 만들고 있다.

중·고교생 뿐 아니라 주민 자치위원 등 지역 리더들에게 이윤창출보다는 사람이 중심이 된 경제를 실현시키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기초지자체가 소매를 걷어붙였다.

15일 아산시에 따르면 시는 11월부터 관내 27개 중·고교에 교과서를 배포, 자유학기제 실시에 때를 맞추기로 하고 중·고교 사회교사와 사회적경제협동조합, 마을협동조합, 로컬푸드 전문가 등이 모여 사회적경제 도서출판 및 교육사업 추진 자문회의를 소집, 교재 발간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1000부를 제작해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 뒤 내년에는 유치원은 물론 읍·면·동 주민자치위원과 이·통장, 새마을지도자, 부녀회 관계자들에게도 나눠줘 건강한 사회적경제가 뿌리를 내리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교내 방과후학교에 적용해보고 나서 학교의 사정에 따라 정규 교과과목으로 편성하는 방안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약 150쪽 분량으로 펴낼 사회적경제 교과서 발간을 위해 시는 이미 정부보조금 3640만원을 포함해 모두 5200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했다.

교사들은 1차 모임에서 생소한 사회적경제를 이해시키기 위해 '게임이론을 응용, 눈높이를 맞추거나' '소셜벤처(동아리) 경제모델, 학교협동조합 등 실용적 측면에서 접근하자'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실행방법을 논의했다.

10월 말까지 펴낼 계획이기 때문에 집필을 맡은 교사들은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연휴에도 마음 놓고 쉬지 못할 판이다.

시 관계자는 "책 만들기는 전체 진행과정의 30%가량 진척됐다"며 "사회적경제팀을 아예 1개 과(課)로 떼어내 올해 1월 독립시킬 정도로 아산시는 사회적경제를 매우 중시하고 있는 만큼 기초자치단체에서 최초로 펴내는 교과서를 보급해 중·고교시절부터 '더불어살기'에 익숙해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우 아산제터먹이협동조합 현장연구원은 "지자체가 참 좋은 발상을 했다. 무한경쟁을 치닫는 시장경제의 실패를 극복,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담론의 기초를 제공하고 쌍방향적 교육효과를 거둘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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