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근

메꽃이 가볍다

분분하게 수선떠는 사이

무대에 올라 나풀거리는

비행을 만났다

질펀하게 둑을 거슬러가도록

시절 지난 관객은 낯설 뿐

무심의 벽은 휑하니

허공에 걸터앉는다

바람은 바람대로

길을 내며 간질이고

날개는 날개대로

햇살을 매달아

늦은 초록에 걸려

덤불을 따라가는 순간

가을자리 하나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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