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참가해 기조 강연

▲ 싱가포르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참가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는 김우중 대우그룹 전회장

(동양일보) "저는 여러분이 알다시피 15년 전에 문제가 생겨서 그리됐습니다만…. 제가 청년 사업가 양성을 하는 것이 한국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죽을 때까지 글로벌YBM 사업을 하고자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나타난 김우중(79) 전 대우그룹 회장은 팔순의 나이에도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며 이틀에 걸쳐 대외 행보를 이어갔다.

세계한인무역협회(이하 월드옥타)와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공동 주최로 센토사리조트 월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김 전 회장은 전날인 18일부터 참석해 기조 강연, 사인회 등을 치렀다.

김 전 회장은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범죄로 꼽히는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으로 2006년 1심에서 징역 10년과 추징금 21조4484억원을 선고받고 해외 도피 생활 중이다.

그는 현재 머물고 있는 베트남 등지에서 국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간혹 모습을 비춘 적은 있지만 이번 대회처럼 700여명에 달하는 한인 경제인을 앞에 두고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월드옥타 관계자는 "세계를 누비는 한인 기업인들이 '선배' 격인 김 전 회장한테서 듣고 싶은 얘기가 많을 것"이라며 "여러 차례 부탁을 드린 끝에 김 전 회장이 기조 강연을 수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정장 차림으로 행사장 VIP룸에 나타난 김 전 회장은 월드옥타 박기출 회장을 포함한 임원진과 만나 환담을 나눴고, 전 세계에서 모여든 동포 기업인들의 잇따른 기념촬영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김 전 회장은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등 간단한 인사말을 건네며 악수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단상에 올라 35분에 걸쳐 '글로벌 비즈니스가 선진 한국을 이끈다'를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한 데 이어 오찬을 마친 뒤에는 사인회에 나섰다.

특히 김 전 회장은 강연을 마치자마자 그 자리에서 한인 기업인들과 공개적으로 질의응답을 하며 소통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월드옥타와 차세대 한인 기업인 양성에 관해 협력할 의사가 있는지 묻자 "젊은 사람을 많이 내보내야 된다"며 청년 사업가 육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은 '제2의 고향'인 베트남에서 '글로벌YBM'(Young Business Manager) 등의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청년들이 해외에서 창업을 하고, (해외로) 수출하는 게 좋은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런 과정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많은 네트워크가 생기고, 그 나라에서 수출을 늘리고, (기업체의) 지점이 생겨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을 의식한 듯 "저는 여러분이 알다시피 15년 전에 문제가 생겨서 그리됐습니다만 이런 일을 하는 것이 한국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어 "그래서 제가 이런 일(청년 사업가 육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제가 죽을 때까지 글로벌YBM 사업을 하려고 한다. 잘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이날 때로는 수행원의 도움을 받으며 비교적 무리 없이 일정을 소화했으나 장시간에 걸쳐 발언할 때는 고령인 탓에 간혹 문맥을 자연스럽게 잇지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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